일원동성당 게시판

E.메일로 받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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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희 [adrong] 쪽지 캡슐

2000-10-10 ㅣ No.1431

며칠 전,

평소 가까이 지내는 두 분으로부터,  메일로 시를 한 수 선물 받았습니다.

가을에 읽으면, 너무나도 어울릴 이 시는 박노해 시인의 "길 잃은 날의 지혜"

라는  시 였는데,  공교롭게도  두 분이  똑같은  시를  거의 같은  시간에

저에게  전송 하셨습니다.

아마도,

이 가을에  나를 한 번 돌아보고, 한 번쯤  한가한 시간을 가지면서,천천히

음미해 보라는 뜻으로  보내주신 것 같았습니다.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요즈음 계절이 계절인지라,  공연히 마음이 울적해 지면서,

밖에만 나서면, 보이는  누렇게  변해가는  나뭇잎들 하며,,

또 래디오  F.M 만 켜면, 나오는  조성모의 노래 등등이  공연히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는데.......

두 분이 보내준 시로 언듯 정신이  번쩍  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분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또 한 분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너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때 일수록  잠시 손을 멈추고  시 한 수 읽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코멘트와 함께.......

물론

이 시를 아시는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혹  모르시는 분 들을 위해,

또  이 가을에  계절을  유난히 타시는 분(?)들을  위해  두 분께 받은  시를

공개해 볼까 합니다.

 

          길 잃은 날의  지혜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려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살펴 주십시오.

 

        오늘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  입니다.

 

         현실속에  생활속에,

         이미  와 있는 작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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