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결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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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1999-10-29 ㅣ No.1007

개인적으로 정호승, 류시화님의 시를 좋아합니다.

다른분들도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테죠.

가만히 아래의 시를 읽다보니....제가 아직 장가가지 못한 이유가..^ ^

이병우의 기타 연주곡입니다. "축!결혼"

축하한다....성(聖)가정을 이루길....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깍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P.S : 1000번째 글에 첨부된 화일을 다운로드 하는데,

      그리고 해석하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꼬~옥 보시기 바랍니다.

      문: 사랑의 위대함을 알고 있었던 이는 누구일까요?

첨부파일: 축!결혼.ram(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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