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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르쳐주지(연중8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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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3-04 ㅣ No.1299

2000, 3, 4  연중 제8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마르코 11,27-33 (예수의 권한에 대한 질문)

 

  그 무렵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또다시 예루살렘으로 들어갔다. 예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겠다.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하늘에게서 권한을 받아 한 것이냐? 사람에게서 받아 한 것이냐? 어디 대답해 보아라." 하고 반문하시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하늘에서 받았다고 하면 어째서 요한을 믿지 않았느냐고 할 터이니 사람에게서 받았다고 할까?" 하고 의논했으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 예언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이 무서워서 "모르겠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묵상>

 

잘난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질문을 던집니다.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가진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

 

그런데 정중한 질문이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들립니다. "감히 네가 누군데 이런 일들을 하느냐?"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을 경쟁 상대로 느꼈던 것일까요?

 

예수님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열등감을 느꼈기에, 이를 애써 감추어보고자 오히려 强手를 써보는 것일까요?

 

많은 이들이 예수님께로 모이자 시기심과 질투심이 발동해서 예수님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일까요?

 

아무래도 좋습니다.

이들이 질문을 하는 동기가 순수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할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이들의 대답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질문하십니다."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하늘에서 권한을 받아 한 것이냐? 사람에게서 받아 한 것이냐?"

 

이들은 대답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이들은 요한이 어디에서 권한을 받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자리에 걸맞게 용기있고 솔직했더라면, "죄송하지만,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진리(하늘로부터 권한을 받았다)와 거짓(사람으로부터 권한을 받았다) 사이에 놓여 있는데, 진리를 선택하면 우리 자신이 요한에게 취한 행동은 정당성을 잃게 될 것이고, 반대로 거짓을 선택하면 요한을 참 예언자로 알고 있는 군중이 우리를 외면할 것이고 이로써 우리는 기득권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예수님의 질문의 정곡을 교묘히 피해갔습니다.

 

이들은 "모르겠습니다"라는 답변으로서 자신의 질문 자체가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임을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진리를 말씀하실 아무런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아니 진리를 말한다해도 이들이 받아들일 태도가 전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더 맞겠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질문을 예수님께 던집니다.

 

예수님에 관해서,

하느님 나라에 관해서,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해서,

교회와 사회에 관해서,

자유와 해방, 정의와 평화에 관해서.

 

그리고 예수님께로부터 무엇인가 명확한 대답을 듣고 싶어합니다.

 

우리가 순수하게 예수님께 질문을 던질 때, 그리고 진리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질 때, 분명 예수님께서는 대답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진리와 거짓 사이에서 교묘히 줄타기를 하면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바둥거린다면, 예수님께서 아무런 답을 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답을 주셔도 결코 알아듣지 못할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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