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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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자 [noans] 쪽지 캡슐

2001-09-10 ㅣ No.2328

 

        호숫가에서

 

지거궤더의 예수님 얼굴은 대아에 비추이고

내가 보는 울창한 숲은 호수에 깊이 드리웠네

 

저편 산 기슭에선 깍깍거리는 까치가

옆에선 나무에선 가는 여름 아쉬운 매미가

풀밭에선 제철 만난 풀벌레들이 합주회를 열었는데

 

풀속에 숨어 있던 장기랑 까투리는

푸덕거리며 날아가 버리고

 

호수 저편에 드리운 낚시대는

정적과 고요함 속에 연주회 감상에 빠져있는데

 

잔잔한 호수에 가끔씩 튀어 오른 물고기는

둥그런 물살만 남기고 종적을 감추네

 

산등성이 위를 날으며 평화를 만끽하는 새들은

짙푸름을 잃어 가며 누르기 시작한 잎새들 보며

가을을 노래하네

 

모처럼 만난 자연 속에 몸을 묻고

마음만은 활기 찾아 호수에 비추이는데

 

팔뚝까지 기어오른 무당벌레가

녹향에 젖은 나에게 벗하자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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