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개구쟁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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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실 [Bresit] 쪽지 캡슐

2001-06-01 ㅣ No.1286

2001년 AA월 BB일

 

★ 나는 오늘 학교에 가는길에 노오란 비닐 봉다리를   

   주었다.

   속에 노오란 물 같은 게 들어 있는 그냥 노오란 비닐  

   봉다리 인가보다 했다.

   나는 개구쟁이다. 그래서 체육시간에 선생님을

   놀려주겠다고 다짐 했다.

   체육시간에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코를 골며 자고   

   계셨다.나는 선생님의 머리에 그 비닐봉다리를 씌웠다.

   정말 재미있는 하루였다.

 

 ☞ 그날의 신문기사

   <특보>

   한 초등학교 교사, 본드흡입후 환각상태로 2시간동안  

   정신착란증세 보임.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바지를 발목에 걸친 채로 고함을

   지르며 기마자세로 두손을 앞으로 뻗치는 이른바  

   장풍자세를 남발하여 자라나는 새싹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줌. 평소 친분이 있던 모 교사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체육수업의 일부 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주문을 외우더니 나중에는 장풍

   을 쏘는 시늉을 하더라고요...

   조회대에 걸려있던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애국가 4절까지 부르더니 5층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던 걸 간신히 말렸죠" 라고 진술했다.

 

 2001년 CC월 DD일

  ★나는 오늘 집에서 엄마가 밥만 싸주고 물은 안 싸줘서

    밖에 있는 물을 싸가지고 학교에 등교 했다.

    친구들은 그게 물이 아니라 박카스라고 했다.

    그래서 어제 체육시간 때 우리를 재미있게 해주셨던

    선생님께 나는 수업시간이 끝나고 그 박카스를

    드렸다.선생님은 나에게 착하다며 상표 한장을

    주셨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 그날의 신문기사

 <세상에 이런 일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전날

  본드흡입 후 이번에는 또 다시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  

  학교 수위의 말에 따르면 "제자가 선물로 준

  박카스"라며 그 자리에서  원샷을 하자 갑자기 입에서  

  게거품이 일더니 나자빠졌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현상이 전날 본드흡입으로 인해 발생된 2차적

  환각증세로 보인다며

  이 초등학교 교사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2001년 EE월 FF일

 ★ 오늘은 선생님의 병문안을 갔다.

    선생님은 침대에 누워서 주무시고 계셨다.

    팔에는 바늘이 꽂혀져 있었다.

    바늘이 너무 아프게 보여 나는 그 바늘을 선생님 잠이

    깨지않게 살며시 뺐다.

    근데 엄마가 바늘은 병이 나으라고 일부러 꽂는거라고

    하시길래 나는 다시 바늘을 꽂고 나왔다.

    오늘 나는 바늘을 꽂으면 병이 낫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참 기분이 좋았다.

 

 ☞ 그날의 신문기사

   <문제의 교사 특집>

   교내에서 환각상태로 바지를 내린 채 장풍을 쏘고

   그 충격으로 농약을 마신 채 자살기도를 한 초등학교

   교사, 이번엔 온몸에 압정이 박힌 채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걸 담당 의사가 발견!

   이날 의사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온몸엔

   심한 흉터가 남을 것 같다." 라고 하며 몹시

   안타 까워했다.

   검찰은 이 교사가 원한관계 등에 의해 신변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

   역학수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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