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사오십대는 흔들리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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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남 [ehn1120] 쪽지 캡슐

2007-03-06 ㅣ No.7390


    사 오십대에는 흔들리는 바람



    사 오십은 붙잡는 사람.
    만날 사람 없지만 바람이 불면
    가슴 서리게 울렁이고 비라도 내리면
    가슴이 먼저 어딘가를 향해서 젖어든다.

    사 오십은
    세월앞에 굴복해 버릴줄 알았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도 마음이 시려진다.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흔들린다.
    시간을 초월한 감성은 새로운 외면의
    세계를 향해서 자꾸자꾸 오르고 싶어 한다

    사 오십은 말하고 싶지 않은 세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이,
    체념도 포기도 안 되는 나이,

    홀가분히 벗어 나려다 여기까지 와버린 나이,
    그리고
    마흔은 젊은날 내안의 파도를 잠재우는 나이,
    그 마흔이 세월의 무게로 나를 누른다.

    사 오십만 넘기면
    휘청 거리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다.
    그러나
    형체를 알수 없는 색깔은 나를 물들이고

    내안의 숨겨진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곧잘 흔들린다.

    아마도
    이건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을 가장한
    삶의 자세일 뿐 일 것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더없이 푸른 하늘 회색빛 높게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가을 향기도
    모두가 내가 비켜가야 할 유혹

    창가에 서서 홀로 마시던 커피,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늘 즐겨 듣던 음악도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 지고 사람을 만나고 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사소한것 까지
    그리움과 아쉬움이 되어 버리는 나이
    어떤 것에도 만족과 머무름 으로
    남는 것이 아닌 슬픔으로 남는 나이
    사오십, 불혹, 흔들리는 바람...^^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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