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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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근 [paul-00] 쪽지 캡슐

2003-02-11 ㅣ No.8764

서시  

 

(어느 인도 시인의 시를 다시 씀)  

 

  

 

  

 

누가 나에게   

 

옷 한 벌을 빌려 주었는데   

 

나는 그 옷을   

 

평생동안 잘 입었다  

 

  

 

때로는 비를 맞고   

 

햇빛에 색이 바래고  

 

바람에 어깨가 남루해졌다  

 

때로는 눈물에 소매가 얼룩지고  

 

웃음에 흰 옷깃이 나부끼고  

 

즐거운 놀이를 하느라  

 

단추가 떨어지기도 했다  

 

나는 그 옷을 잘 입고   

 

이제 옷을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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