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예수 기도

인쇄

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9-01-29 ㅣ No.10596

 

'안셀름 그륀' 신부는 독일인 베네딕토회 수사 신부로서 영성 서적을 많이 썼습니다. 그 중에서 상당수는 우리말로 번역되었지요. 수도원 재무 담당으로 돈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데, 하느님 생각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이 해서 영성의 향기가 넘치는 책을 많이 냈나봅니다. 열두 사도 중에서 재무 담당이었던 유다 이스카리옷은 예수님을 배반했지만, 정반대로 안셀름 그륀 신부는 돈을 만지면서도 예수님과 더 밀접하게 되는 길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분의 기도 방법을 하나 소개합니다.

-----------------------

   30년 전부터 나는 매일 예수님께 기도를 드렸다. 이 묵상기도는 4세기경부터 수도승들이 드렸던 기도로 그후 동방교회에 널리 퍼졌다.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동방교회는 이 기도문에 복음 내용이 전부 함축되어 있다고 말한다.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강생과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한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호흡에 따라 이 기도를 바친다. 숨을 들이쉬며 속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라고 말하고, 숨을 내쉬며 "하느님의 아드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말한다. 아침에 성무일도를 바친 후에 그리스도 성화상이 모셔진 묵상 장소에 가서 이 기도를 바친다. 촛불을 켜고 나무의자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는다. 눈은 그리스도 성화상을 바라본다. 이 기도는 예수님의 영이 내 안에 스며들어 깃들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호흡과 더불어 기도를 바치면 예수님의 자비, 온화하심과 선하심, 용서하시는 사랑, 예수 성심의 따스함이 내 안에 밀려와 충만해짐을 느낀다.

 

   일상사, 함께 생활하는 형제들과의 갈등, 행정 업부, 내가 임명한 사람들에 대한 실망, 걱정, 화, 슬픔, 괴로움 등이 밀려오면, 나는 이런 생각과 감정에 이 기도를 이입시킨다. 그러면 이런 생각과 감정이 잦아들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계시는 것을 느낀다. 화가 가라앉고 갈등이 풀리고 상한 기분이 누그러진다. 그리스도는 마치 매일 내 고민거리의 매듭이 풀리는 공간과 같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분은 나에게 자극도 주신다. 그분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상처 입은 마음을 보여드리지 않을 때가 없다. 다른 사람에게 앙심을 품고 있어서 그분께 기도를 드릴 수 없을 때도 있다. 나의 기도는 예수님과 벌이는 싸움이다. 그리고 예수께서 내 격한 감정을 가라앉혀 상한 감정을 풀어주는 데 꽤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안셀름 그륀, <50가지 예수의 모습>, 239-240쪽.

-----------------

단순한 기도문을 반복하는 기도가 의외로 상당히 큰 효과를 냅니다. 단조로운 것과 반복을 싫어하는 세태에는 인기가 없는 기도같지만,기도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야 그 맛을 알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들도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하잖아요? 새로운 것, 신선한 것이라도 늘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당장 오늘부터 안셀름 그륀 신부님처럼 예수의 기도를 바쳐보시지 않겠습니까? / 손희송 신부

 
 ,
 
 


18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