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외로울 때면(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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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2-05 ㅣ No.3809

대림 제1주간 토요일 (2004-12-04)

독서 : 이사 30,19-21. 23-26 복음 : 마태 9,35-10,1.6-8

*  외로울 때면  *

그때에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또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파견하시며 분부하셨다.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라.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태 9,35-­10,1.6-­8)

사는 것이 고달프고 힘들 때가 가장 외롭다. 마음 둘 곳도 없고 딱히 기댈 곳이 없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정말 혼자구나’ 할 때가 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아무리 잘해줘도 혼자라는 감정에서 헤어나오기가 참 어렵다. 바로 이때가 내 삶의 여정을 되돌아볼 때다. 되돌아보면서 참 어려움도 많았구나, 그래도 잘 지내왔네. 그런데 어떻게 견뎠지, 누가 내 곁에 있었나 하면서 내가 걸어온 길을 바라보게 된다. 기쁘고 슬프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어설프지만 성체조배도 하고 성모님 앞에서 묵주기도도 하면서 어지러운 마음을 달랜 적이 많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오늘 복음처럼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고 불쌍한 마음이 든 예수님의 마음을 느낀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사람에게 상처 받지 않으려고 마음을 닫고 외면을 하고 싶을 때면 무슨 빚을 진 것처럼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는 말씀이 떠오르고 ‘내가 무엇을 해줄 수는 없지만 하느님이 계심을 알려줄 수는 있겠구나. 그것보다 더 큰것은 없으니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내가 복음을 실천하며 살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그만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김양요(수원교구 성남동 천주교회)

- 당신의 숲속에서 -

당신의 숲속에서 나는
도토리만한 기쁨을 주워 먹으며
마음도 영글어 가는
한 마리의 신나는 다람쥐

때로는 동그란 기도의 알을 낳아
오래오래 가슴에 품어 두는
한 마리의 다정한 산새

당신의 숲속에서 나는
思惟(사유)의 올을 풀어 내며
하늘 보이는 집을 짓는
한 마리의 고독한 거미

그리고 때로는
가장 조그만 은총의 조각들도
놓치지 않고 거두어들이는
한 마리의 감사한 개미

- 이해인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 외롭지않은 아이 †

사는 것이 고달프고 힘들 때가 가장 외롭다. 마음 둘 곳도
없고 딱히 기댈 곳이 없어 마음 저 깊은 곳에서'정말 혼자
구나'할 때가 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아무리 잘해줘도
혼자라는 감정에서 헤어나오기가 참 어렵다.


나는 외로운 아이라는 것을 아주 어려서부터 느꼈다. 언니 오빠와
나이 터울이 많이졌다./서른아홉에. 나를 덜렁 낳으셨으니 엄마는
느즈막히 나를 키우시느라 고생도 많으셨겠지만 늦둥이 앗!나때문
에 외롭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늘 혼자였고,외로웠다.

언니나 동생이 있는 아이가 제일 부러웠다.모래 장난하다가는,또
소꼽놀이하다가 싸움이 붙으면 언니나 동생이 거들어주는 아이가
부럽다. 그래서 더 외로웠다. 외로웠기 때문에 혼자 놀기 싫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귄다.밖으로 나가 아이들 틈으로 끼어 들어간다.

그래도 외롭다.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한 부분이 비워있으니 늘
외로운 것이다. 사람들 틈에 앉아 있음에도, 함께 하하호호거리는
데도 나는 외로운 아이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늘 외롭다.

그 외로운 아이가 교회의 문턱을 어린 나이에 들어선 것이다.*^^*
어린아이였지만 하느님의 사랑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래서 이른
나이에 하느님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 내 유년시절은 분명 외롭고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느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기에...
외로운줄 모르고 지나가버렸다. 수호천사가 어린 안나를 지켜주고
있었음이어라.!!

외로워서 바쁘게 지낸다. 외로워서 학교 생활도 바쁘게 열성적이다.
외로워서 힘겨운 일들을 택한다. 외로워서 무엇이든지 열심히 한다.
외로워서 만학도의 길을 걷는다. 외로워서 공부도 열심히 열심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살다보니 외로운 줄을 모르고 살게 되었다.

내 주님만은 그 외로움을 알아주고 계심을 알았다.그래서 늘 바쁘게
무엇인가를 준비하면서 산다.'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고
외치면서! 그런데 정말 준비한만큼 내게 많은 기회가 찾아와 주었다.
하느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게 되면서 나는 외롭지않았다.

가족을 떠나 이 멀리 타국에 살아도 외롭지 않다.하느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믿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나는 외롭지 않다.
믿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귀한 보석 중에 보석이다. 보이지 않는데...
왜! 앗!나는 보이는듯이 살아가게 하시는지.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다.

삶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니 외로운 병이 치유된다.
외로운 병이 나으니 섭섭함이라는 병도 나아버렸다. 섭섭한 마음은
언제든지 사람을 외롭게하지만...이제는 그 끈들을 놓아버려서 그런
가 외롭지 않다. 오래전에 느꼈던 인간은 Only One!.. 이라는 것도
이젠 나에게 사치스러운 단어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순간순간 떠오
르는 말이다. 그리고 임마누엘 나의 하느님을 불러본다. 이해인 님의
詩 한 편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 아픈 날의 노래 -

詩. 이해인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지만
몸이 아프니 마음도 따라 아프네요

아프다 아프다 아무리 호소해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은
그 아픔 알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당연하니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왜 이리 서운한 걸까요

오래 숨겨둔 눈물마저
나오려 하는 이 순간
나는 애써 웃으며
하늘의 별을 봅니다

친한 사람들이 많아도
삶의 바다에 서면
결국 외딴 섬인 거라고
고독을 두려워하면
죽어서도 별이 되지 못하는 거라고
열심히 나를 위로하는

별 하나의 엷은 미소
잠시 밝아진 마음으로
나의 아픔을 길들이는데
오래 침묵하던 하느님이
바람 속에 걸어와
나의 손을 잡으십니다.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말하기는
왠지 죄송해서
그냥 함께 별을 보자고 했답니다.

- 이해인 수녀님의 『기쁨이 열리는 창』에서 -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마태오10,8] 싶은...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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