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해요

[ 백묵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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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철 [dong815] 쪽지 캡슐

2001-07-22 ㅣ No.124

[ 백묵의 삶 ]

  

 

  

                                                          마해성

 

 

당신이 나에게

또다른 이름을 주시려거든

백묵이라 불러주십시오.

 

쓰고 써서 닳아

가루가 되어도

늘 흰색 그대로인

선비의 마음

 

길쭉하고 가늘어도 모나지 않고

부러지고 잘려 쪼가리로 남아도

타고난 성품 바꾸지 않는

정직한 모습

 

새까만 칠판과 어우러진 삶이지만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한 점 물들지 않고

말보다 몸을 사른

진실한 표징으로

 

내 모든 삶의 시작과 끝을

당신의 고운 두 손에 맡겨

뜻하신 대로 부서지고 녹아

새벽 안개 걷히듯

침묵으로 날아가겠습니다.

  

 [그대 가슴에 시가 되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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