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해요

나는 이런 사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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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 [ysin] 쪽지 캡슐

2001-08-25 ㅣ No.132

     나는 이런 사랑을 꿈꾼다

 

    사랑은 뒤를 돌아보는 법이 없습니다.

    앞으로만 나아갈 뿐이지요.

    

    현재의 사랑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나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사랑을 한다고 느낀 그 때부터 이미

    그들은 박제된 장미처럼

    서로의 가슴에 각인되기 때문이겠지요.

    

    조금 덜 사랑하고

    조금 더 많이 사랑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덜 사랑했다고 해서 이득을 보고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랑은 불과 같아서

    불씨가 붙으면 타오르기는 매 한가지인데

    다만 장작불은 좀 더 오래 타오르고

    성냥불은 조금 타다 만다는 그 차이가 있을 뿐.

    

    성냥이거나 장작이 되는 건 철저하게

    그 자신의 몫이 되는 것입니다.

    조금 타다 말았으니 나는 남은 여한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성냥도 없으려니와

    한껏 다 타고 재까지 수북하게 남았다고

    투덜대는 장작도 없을 테니까요..

    

    타고남은 그 자리 아프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다만 사랑은 불과 같아

    한 번 붙으면 활활 타오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속성이 있어서

    그를 알게 되면 만나보고 싶고

    만나고 나면 손을 잡아 보고 싶고

    손을 잡아보고 나면

    그의 마음도 갖고 싶은 것..

    

    나는 이왕 타오를 거면

    장작같이 타오르기를 바랍니다.

    굶고 힘찬 심지가 깊이 박혀 있어

    타도 타도 끝이 보이지 않게

    깊은 속을 가지고 있는

    불길이 치솟아

    때로는 하늘을 향하여 날아오르기도 하는

    나는 장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그런 사랑을 그립니다.

    

    그리고 남은 재일망정 수북히 쌓여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방으로 흩날릴 수 있도록

    그 수복한 재가 흩어진 뒤에는 결코

    흔적조차 남기지 않기를

    그런 장작처럼 투박하되 깊고

    처연한 사랑을 그립니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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