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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허리가 가늘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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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09-04-24 ㅣ No.87

개미 허리가 가늘어진 이유(‘행복한 동행’ 중에서)

아프리카에 전해 내려오는 민화 중에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어느 날 개미가 숲 속을 거닐다가 급하게 달려가는 토끼를 만났다. 토끼는 윗마을에서 잔치가 있다며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토끼를 따라가려던 찰나, 갑자기 여우가 나타나서 개미에게 말했다. “아랫마을에서 잔치가 있는데, 같이 안 갈래?”

순간, 개미는 고민에 빠졌다. 윗마을 잔치도 가고 싶고, 아랫마을 잔치도 가고 싶고, ‘만약 윗마을 잔치를 먼저 갔다가 아랫마을에 갔는데 잔치가 끝나 버렸으면 어쩌지?’ 한참을 궁리하던 개미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다. 잠시 뒤 두 아들을 데리고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중간 지점에 선 개미는 자신의 허리에 긴 밧줄을 묶고 두 끝을 두 아들의 손에 쥐어 주었다. “큰아들아, 너는 이 줄을 가지고 윗마을 쪽으로 가거라. 작은아들아, 너는 아랫마을 쪽으로 가거라. 그리고 잔치가 시작되거든 세게 잡아당겨라. 그럼 내가 곧장 달려가마.”

두 아들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개미는 흐뭇한 표정으로 허리에 감긴 줄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양쪽 줄이 동시에 당겨졌다. 양쪽에서 잡아당기자 개미는 꼼짝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알 리 없는 두 아들은 더 세게 줄을 당기기 시작했다. 개미의 허리는 점점 조여들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두 아들이 달려왔을 때 갬니는 이미 숨을 헐떡거리며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때부터 개미의 허리가 가늘어졌다는 우스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중요한 교훈이 숨겨져 있다. 주변 상황에 끌려 다니지 말고 스스로 선택하며 살라는 것이다. 개미가 하나의 잔치를 선택했다면, 그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테고, 가늘어진 허리를 붙잡고 생을 마감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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