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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천 [ckbe] 쪽지 캡슐

2000-07-11 ㅣ No.2740

<<무소유>> 中에서...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지낸

 

’유정’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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