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살아있다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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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영 [uyoung] 쪽지 캡슐

2000-05-26 ㅣ No.347

그제 아침 출근길에 비둘기 한마리를 보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는 눈길로 담벽 아래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도 더럽고 지쳐있는 모습에 한쪽 눈밖에 떠지지 않는 애꾸 비둘기...

크게 다친 것 같았다.

그러나 바쁜 아침시간 게다가 상대는 흔히 볼 수 있는, 아니 도심지에선 너무 많아

골칫거리인 비둘기 한마리였다.

슬쩍 보고 지나가는 나에게 그 비둘기는 한쪽 눈에 원망을 담아 보내왔다.

’그래 재도 저렇게 태어나고 싶었던게 아닐텐데...

 저런 삶을 살고 싶었던 건 아닐텐데...’

며칠이 지났건만 그 비둘기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가 있다.

모양도 크기도 무게도 각각 다른 십자가가....

누가 주어진 십자가인가?

왜 그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가?

그 십자가의 무게가 어찌하여 서로 다른가?

.

.

.

주님 당신께서 주신 십자가라면 그 뜻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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