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4/19]배반을 약속한 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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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칠년 [Lilly] 쪽지 캡슐

2000-04-19 ㅣ No.2258

성주간 수요일

 

 

 

마태오 복음 26, 14 - 25

 

 

 

 그 때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 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 주었다.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일러 주셨다. "성 안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러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웠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고 말하여라."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즐 준비를 하였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그 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하고 묻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 차려야 할지 묻는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일러주신다. "바로 네 가슴에다 차리거라." 설령 내 가슴에 유다가 자리하고 있다 하더라고 주님은 기꺼이 만찬을 잡수시러 오실 것이다.

 

  내 속에 숨어 있는 유다는 여전히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마태 26,25)라고 말하려 할 것이다.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내 삶 속에 그리스도를 초대하여 잔치를 벌이지만 그 자리에는 그리스도를 팔아 넘기려는 유다도 함께 앉아 있다. 유다는 역사적인 인물이지만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배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제가 바로 주님을 배반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으니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청해야 한다. 죄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으면서도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고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라고 자기 죄를 끝까지 부인하거나 정당화해서는 안된다. 주님께서는 성목요일 만찬을 유다가 있는 내 가슴에서 잡수시길 원하신다. "내 가슴엔 유다가 살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주님을 거듭 배반하는 것이 된다.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를 바치고 봉사를 하는 나는 절대로 유다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함게 지내던 제자들을 돌아보시며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마태 26,21-23 참조)라고 지금도 말씀하고 계신다.

 

 

 

나의 의견에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친구를 외면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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