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펀글> 진정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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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peptic4] 쪽지 캡슐

2000-07-19 ㅣ No.6066

<펀글> 하나 더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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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잘 아는 선배의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함께 갔던 친구에게 들으니 그 선배의 결혼스토리가 한권의 연애소설 보다 더

 

감동적이라고 하더군요...

 

선배 집안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바람에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웠답니다

 

신부는 선녀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사연이 있었겠지요

 

결혼식 주례는 선배의 대학 은사였습니다

 

그 선생님은 머리카락이 몇 올 남지 않은 대머리였습니다

 

이윽고 선생님의 주례가 시작되었습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검은 머리가 저처럼 대머리가 될 때까지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나왔습니다

 

"제 대머리를 딱 한글자로 표현하자면 빛광 즉 광(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신랑 신부가 백년해로 하려면 광나는 말까지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의 세치 혀 입니다"

 

하객들은 모두 진지한 눈빛으로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라는 빛 광 같은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부라해도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여보사랑해. 당신이 최고야" 라는 광나는 말은

 

검은 머리가 대머리 될때까지 계속해도 좋은 겁니다"

 

그때 우리들은 보았습니다

 

주례 선생님이 말씀을 이어가는 동안 하얀 장갑을 낀 선배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것을...

 

아! 이제야 알았습니다

 

선배의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한 이유를...

 

신부에게 수화로 선생님의 말씀을 들려주는 선배의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선배의 손짓에 따라 고개를 끄떡이며 활짝웃는 신부의 모습은

 

더욱더 행복해 보였습니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여기 이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랑이 가장 아름다운 신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군자는 행위로써 말하고 소인은 혀로써 말한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혀로써 말하고 있고 신랑은 행위로써 말하고 있습니다..

 

신랑 신부 모두 군자의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두 군자님의 제2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길 빌면서 이만 주례를 마치겠습니다.."

 

하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례선생님과 신랑 신부를 향해

 

힘차게 박수를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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