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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3장1절~ 24장6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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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숙 [ehal0808] 쪽지 캡슐

2002-03-26 ㅣ No.154

아브라함이 막벨라의 무덤을 사다

 

  사라는 백 이십 칠년을 살고 키럇아르바라고도 하는 헤브론땅에서 죽었다. 아브라함은 빈소에 들어가 가슴을 치며 슬피 울었다.

아브라함은 시신앞에서 물러나와 헷 사람들에게 가서 청하였다. "나는 당신들한테 몸붙여 사는 나그네에 지나지 않으나, 내 아내를 안장하게 무덤으로 쓸 땅을 좀 나누어 주십시오." 헷 사람들은 아브라함의 청을 받아 들이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영감님, 들으십시오. 영감님은 우리 가운데서 세력있는 귀인입니다. 그러니 우리 묘지 가운데서 가장 좋은 곳을 골라 부인을 모시십시오. 영감님이 부인의 묘지로 쓰시겠다는데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브라함은 일어나 그 땅에 사는 헷 사람들에게 절하며 말하였다. "내 아내를 안장하도록 허락해 주시니 하나 더 청을 올리겠읍니다.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말해 그의 밭 머리에 있는 막벨라 동굴을 나에게 양도하도록 해 주십시오. 값은 드릴 만큼 다 드릴터이니 당신들 앞에서 그것을 내 묘지로 삼게 해 주십시오." 마침 에브론은 헷 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헷 사람 에브론은 성문께에 나와 있는 헷 사람들이 듣는데서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였다. "영감님, 내 말을 들으십시오. 그 밭을 영감님에게 그냥 드립니다. 그 밭에 딸린 동굴도 함께 드립니다. 내 겨레가 보는 데서 드리는 것이니 어서 부인을 안장하십시오."

  아브라함은 그 곳 백성들에게 절하고 그 곳 백성들이 듣는 데서 에브론에게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내 말도 들어 주십시오. 땅 값을 드릴터이니 받아 주십시오, 그래야 내 아내를 거기에 안장할 수 있겠읍니다."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였다. "영감님, 들으십시오. 땅값으로 말하면 은 사백세갤이 되지만, 그것이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됩니까? 어서 부인을 안장하십시오." 아브라함은 에브론의 말을 받아들여 그가 다른 헷 사람들이 듣는 데서 말한 은 사백 세겔을, 당시 상인들 사이에 통용되던 무게로 달아 치렀다. 이리하여 마므레 동쪽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은 거기에 딸린 동굴과 사방 언저리에 있는 모든 나무와 함께 성문에 모인 헷 사람들이 지켜 보는 앞에서 아브라함의 땅이 되었다. 그제야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를 막벨라에 있는 밭에 딸린 동굴에 안장하였다. 그 밭은 가나안 땅으로 마므레라고도 하는 헤브론 동쪽에 있었다. 그 밭과 거기에 딸린 동굴은 헷 사람에게서 아브라함에게로 넘어와 그의 묘지가 되었다.

 

이사악이 아내를 맞다

     

  아브라함은 이제 몹시 늙었다. 야훼께서는 매사에 아브라함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아브라함은 집안 일을 도맡아 보는 늙은 심복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내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하늘을 내신 하느님, 땅을 내신 하느님 야훼를 두고 맹세하여라. 내 며느리감은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가나안 사람의 딸 가운데서 고르지 않을것이며, 내 고향 내 친척들한테 가서 내 아들 이사악의 신부감을 골라 오겠다고 하여라." 종이 물었다. "신부 될 사람이 저를 따라 이리로 오려고 하지 않으면, 아드님을 주인님의 옛 고향으로 데려 가도 됩니까?"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내 아들을 그 곳으로 데려 가다니, 그건 안 될 말이다,고향에서 친척들과 함께 사는 나를 그들 가운데서 이끌어내시고 이 땅을 네 후손에게 주마고 약속하신 하느님, 하늘을 내시고 땅을 내신 하느님 야훼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거기에서 내 며느리감을 데려 오도록 네 앞길을 인도해 주실것이다. 신부감이 너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다만 내 아들을 그리로 데려가지만은 말라." 그 종은 주인 아브라함의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맹세하였다.

  그 종은 주인이 보내온 온갖 귀한 선물을 탁타 열마리에 싣고 길을 떠나 아람 나하라임에 이르러 나홀의 성을 찾아갔다. 그는 성 밖에 있는 샘터에서 낙타를 쉬게 하고 있었다. 마침 저녁때여서 여자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무렵이었다. 그 종은 이렇게 기도하였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 야훼여! 오늘 일이 모두 뜻대로 잘 되게 해 주십시오. 하느님의 심복 아브라함에게 신의를 지켜 주십시오. 저는 지금 이 샘타에 서 있읍니다. 저 성에 사는 여자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면 저는 그 들에게 항아리를 내려 물을 마시게 해 달라고 하겠읍니다. 그들 가운데서 저에게 물을 마시게 해 줄뿐 아니라, 제 낙타에게도 물을 마시게 해 주겠다고 나서는 아가씨가 있으면 그가 바로 하느님의 심복 이사악의 아내감으로 정해 주신 여자라고 알겠읍니다. 이로써 하느님께서 제 주인에게 신의를 지키시는 줄 제가 알겠읍니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브가가 어깨에 항아리를 메고 나왔다. 리브가는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딸이었다. 그런데 밀가로 말하면 나홀의 아내이므로 아브라함에게는 제수뻘이었다. 그 아가씨는 아직 남자를 모르는 아주 예쁜 처녀였다. 그가 샘터에 내려 와서 항아리에 물을 채워 가지고 올라 오는데 아브라함의 종이 뛰어 나가 그를 반기며 항아리의 물을 좀 마시게 해 달라고 청했다. 리브가는 "할아버지, 어서 물을 마시십시오."하며 항아리를 내려 손에 받쳐들고 마시게 해 주었다. 이렇게 물을 마시게 해 주고 나서 낙타들에게도 실컷 물을 길어 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병에 남아 있는 물을 얼른 구유에 붓고는 물을 길으로 샘터로 달려 가서 낙타들도 모두 마시게 물을 길어다 주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자기가 띠고 온 사명을 야훼께서 뜻대로 이루어 주시려는지 알아 보려고 리브가를 지켜 보고 있었다. 이윽고 낙타들이 물을 다 마시고 나자, 그는 반 세겔 나가는 금코고리를 아가씨에게 걸어 주고 다시 십 세겔 나가는 금팔찌 두 개를 팔목에 끼워 주고는, 리브가에게 물었다. "아가씨는 뉘댁 따님이시오? 아가씨의 아버지 집에는 하룻 밤 쉬어 갈 만한 방이 없겠소?" 리브가는, "저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입니다. 할아버지는 나홀이고 할머니는 밀가라고 합니다"하고 대답하고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의 집에는 겨와 여물도 넉넉하고 쉬어가실 만한 방도 있읍니다." 그는 야훼께 엎드려 경배하고는 "내 주인의 하느님 야훼, 찬양을 받으실 분이어라. 야훼께서는 내 주인을 버리지 않으시고, 참으로 신의를 지키셨구나. 야훼께서 이렇게 나를 주인의 친척집에까지 인도해 주셨구나"하며 찬양하였다.

  아가씨는 뛰어가서 어머니 집 식구들에게 이 일을 알렸다. 그런데 리브가에게는 라반이라는 오라버니가 있었다. 라반이 그를 맞으러 우물로 뛰어 나왔다. 라반은 코고리와 누이 동생 팔에 끼어져 있는 팔찌를 보고, 또 리브가가 하는 말을 듣고 달려 나온 것이다. 나와 보니 그는 아직도 낙타와 함께 샘터에 서있었다. 라반이 권하였다. "야훼께 복받은 노인장, 어서 들어 가십시다.왜 이렇게 밖에 서 계십니까? 방도 치워 놓았고 낙타 우리도 마련해 놓았읍니다." 라반은 그를 집으로 모신 다음 낙타 등에 실은 짐과 안장을 풀어 내리고 낙타에게 겨와 여물을 주고 일행의 발을 씻을 물을 떠 왔다. 그리고 밥상을 차려 내놓았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은 자기는 심부름 온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그일을 아뢰기 전에는 수저를 들 수 없다고 하였다. 라반이 어서 말하라고 하자 그는 입을 열어 말하였다.

  "제 주인은 아브라함이라고 합니다, 제 주인은 야훼께 복을 많이 받아 굉장한 부자가 되었읍니다. 그는 양떼와 소떼, 금과 은,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를 야훼께 많이 받았읍니다. 안주인 사라는 늘그막에 주인에게 아들을 낳아 드렸는데 주인은 그의 전 재산을 그 아들에게 주었읍니다. 그런데 제 주인은 저에게 맹세하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당부하셨읍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가나안 사람의 딸들 가운데서는 며느리감을 고르지 않겠다. 그러니 너는 내 아버지의 가문, 내 일가를 찾아 가서 며느리감을 골라 오너라.’ 제가 주인에게 ’만일 신부감이 저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하고 여쭈었더니 주인은 저에게 이렇게 일러 주셨읍니다. ’내가 섬겨 온 야훼께서 당신의 천사를 따라 보내시어 네가 가서 하려는 일을 뜻대로 이루어 주실것이다. 너는 내 아버지의 가문, 내 일가들한테로 가기만 하면 네 책임이 없다.’ 저는 오늘 그 샘터에 이르러 기도했읍니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 제가 띠고 온 사명을 뜻대로 이루어 주시려거든 이렇게 해 주십시오. 지금 제가 샘터에 서 있는데, 혼기가 찬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오면, 항아리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게 해 달라고 말을 걸어 보겠읍니다.만일 저에게 물을 마시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제 낙타에게도 물을 길어 주겠다고 나서는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가 바로 제 주인의 며느리감으로 야훼께서 정해주신 여자인 줄 알겠읍니다.’ 제가 이렇게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항아리를 어깨에 메고 나와 물을 길으로 샘터로 내려 오는 것이 아니겠읍니까?그래서 저는 리브가에게 물 한 모금만 달라고 했읍니다. 그랬더니 리브가는 어깨에서 얼른 항아리를 내려 놓으며 마시라고 하면서 나의 낙타들에게도 물을 길어 주겠다고 하였읍니다. 그래서 저는 물을 마셨읍니다. 리브가는 낙타들에게도 물을 길어 주었읍니다. 저는 리브가에게 뉘 댁 따님이냐고 물었읍니다. 그랬더니 브두엘의 딸이요 나홀과 밀가의 손녀라는 것이었읍니다. 저는 그의 코에 코고리를 걸어 주고 두 팔목에 팔찌를 끼워 주고 나서 야훼께 엎드려 경배하고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찬양하였읍니다. 그분은 저를이렇게  바로 인도해 주시어 주인님의 조카딸을 주인댁 아드님의 아내감으로 찾아 내게 하셨읍니다. 그러니 이제 제 주인에게 참 호의를 베풀어 주시려거든 그렇다고 말씀해주십시오.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래야 저도 제 갈길을 찾겠읍니다."

  그러자 라반과 브두엘이 "이 일은 야훼께서 하시는 일인대 우리가 어찌 좋다 싫다 하겠읍니까?" 하며 승낙하였다. 리브가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가십시오.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 당신 주인의 며느리로 삼으십시오," 아브라함의 종은 그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야훼께 경배하고 금은 패물과 옷가지들을 리브가에게 건네고 그의 오라버니와 어머니에게도 선물을 주었다. 그와 그의 일행은 융숭한 대접을 받고 하룻밤 편히 쉬었다. 이튿날 아침, 모두 일어났을때 아브라함의 종이 주인에게 돌아 가야겠다고 하자.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어머니가 만류하고 나섰다. "좀 더 집에 두었다가 데려 가십시오. 열흘만이라도 두었다가 데려 가십시오."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은 "붙잡지 마십시오, 제가 여기에 찾아 온 목적을 야훼께서 이렇게 뜻대로 이루어 주셨으니, 주인에게 돌아 가야 하겠읍니다. 떠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듣지 않았다. 그들이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그 애를 불러서 물어 봅시다." 그들은 리브가를 불러서 "이 어른과 같이 갈 마음이 있느냐?" 고 물어 보았다. 리브가가 대답하였다. "예, 가겠읍니다." 그러자 그들은 누이 동생 리브가와 그의 유모를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에 딸려 보내며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누이야, 너는 억조창생의 어머니가 되어라. 네 후손은 원수들의 성문을 부수고 그 성을 빼앗아라."

  리브가는 몸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 나섰다. 이리하여 그 종은 리브가를 데리고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 때 이사악은 하이 로이라는 샘이 있는 사막 지방에 와서 살고 있었다. 그 곳은 네겝땅이었다. 저녁때가 되어 이사악은 들에 바람쐬러 나왔다가 고개를 들어서 낙타 떼가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리브가도 고개를 들어 이사악을 보고 낙타에서 내려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었다. "들을 가로 질러 우리 쪽으로 오시는 저 분은 누구입니까?" 종이 대답하였다. "제 주인입니다." 리브가는 종의 말을 듣고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아브라함의 종은 그동안의 경위를 낱낱이 이사악에게 보고 하였다. 이사악은 리브가를 천막으로 맞아 들여 아내로 삼았다. 이사악은 아내를 사랑하여 어머니 잃은 슬픔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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