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한마음에 실을] 콩 세 알 [강추]

인쇄

김진하 [methodius] 쪽지 캡슐

1999-02-21 ㅣ No.663

        - 콩 세 알 -

 

아들이 감을 따고 있었다.

 

아버지가 감을 광주리에 담으면서 말했다.

 

"까치밥으로 감 서너개쯤은 남겨두어야 한다."

 

아들이 물었다.

 

"우리가 먹기에도 부족한데 왜 까치밥을 남겨야 하지요?'

 

아버지가 말했다.

 

"새들과도 나누어야지. 우리만 먹어서는 안 된다."

 

이해가 안 된 듯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물었다.

 

"농부가 콩을 심을대 세 알씩 심는다. 왜 그러는 줄 아느냐?"

 

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버지가 말했다.

 

"한 알은 공중의 새들 몫이다."

 

"또 한 알은요?"

 

"땅속의 벌레들의 몫이지."

 

아들이 말했다.

 

"그럼 한 알만이 주인 몫이군요."

 

아버지가 대답했다.

 

"나누는 마음없이 한 알만 심어 수확을 기대하다가는

 빈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정채봉의 '바람의 기별' 중에서    '콩 세 알'

 

- 김진하 Methodius -



3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