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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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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0-11-11 ㅣ No.5198

눈물 연가 / 나혁채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

 

그 여인이 마음 놓고 와 안겨울 수도 있고,

 

마음 놓고 바라보며 위안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고 싶다.

 

그 여인이 마음 놓고 떠날 수도 있게

 

이젠 아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빙긋이 웃어 보이며

 

찢긴 가슴 바위 속을 눈물로 가득히 채울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아 있고 싶다.

 

물론 나도 그 여인이 마음 놓고 와 안겨 웃을 수도 있고,

 

마음 놓고 바라보며 그리워할 수도 있는

 

그런 산처럼 남아 있고도 싶지만,

 

그것은 영 분에 넘치는 일이라

 

그저 한가지, 노자 삼아 떠날 수 있게

 

나 숨지면 눈물이나 몇 방울 보내주지 않을까 하다가

 

아니, 아예 그런 욕심까지 끊어버리고

 

제 타는 눈물로나 배를 띄워 떠나갈

 

그런 산처럼 나는 남아 있고 싶다.

 

다만 그 여인이 마음 놓고 와 안겨울 수도 있고

 

마음 놓고 바라보며 위안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고 싶다.

 

오직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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