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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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새벽
시월이 왔다
그리고 새벽이 문지방을 넘어와
차가운 손으로 이마를 만진다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것이냐고
개똥쥐바퀴들이 나무를 흔든다
시월이 왔다
여러 해만에
평온한 느낌 같은 것이 안개처럼 감싼다
산모퉁이에선 인부들이 새 무덤을 파고
죽은 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
저 서늘한 그늘 속에서
어린 동물의 눈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 그것을 따라가 볼까
류 시화 - 시월새벽- 中
어느새 찾아온 시월을 첫날
어느것이나 마무리를 하고 새로이 시작함은
사람을 지치게도 하지만 용기를 줄때도 있는 듯 하다
다시금 찾아온 시작을 위해 오늘 하루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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