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사제관일기(펌)

인쇄

이춘우 [chun9999] 쪽지 캡슐

2002-01-07 ㅣ No.2574

 

 

 사제에게 있어 신자는 어떤 존재여야 할까.....

신자에게 있어 사제는 어떤 존재여야 할까.....

사제와 신자......

하나일 수도 없지만, 결코 둘일 수도 없는 (不一不二)  삶.....

그것이 바로 사제와 신자의 관계입니다.

하나처럼 엮어질 수도 없지만,

둘처럼 갈라 설 수도 없는,

서로 이처럼의 분신으로 엮어져야 할 하나의 몸인 까닭입니다.

  

 

사제에게 있어 신자는 또 다른 자신이어야 하거늘,

당신의 모습 안에 저를 볼 수 없음이 차마 안타깝습니다.

사제의 모습이 당신을 만들고,

당신의 모습이 사제를 만드는 공존의 삶이어야 하거늘,

왜 당신과 저 사이는 이토록의 깊은 그늘이 져야 합니까.....

 

신자가 없이 사제는 영원한 허수아비에 불과할 뿐,

그 속에 생명의 혼을 불어넣는 일은 당신의 일이십니다.

제 속에 당신을 넣어주시고,

당신이 저를 분량에 맞추어 키워주셔야 합니다.

하여, 당신을 통해 저를 확인하고,

당신의 얼굴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이 저를 사랑하시는 건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제가 당신을 이해한다는 건 당신이 저를 이해한다는 것

우린 이처럼의 서로가 되어 하나로 만나야 합니다.

 

하거늘,

왜 우리 사이는 이처럼 먼 거리로 다다를 수 없는 것인지,

오늘도 당신이 간절해지고 그리워만 지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쯤 계시온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큼으로 사랑 받고 싶고,

당신을 이해하는 것만큼으로 이해 받고 싶기에

그런 당신이,

그런 당신의 사랑이,

미치도록 그리워집니다.

....

당신이 없는 빈자리에 서서 당신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꿈이 제 속에 있기에,

밤마다 외롭고 간절해지는 당신의 이름을,

오늘도 그 긴 이름을,

꿈처럼 불러봅니다......

 

 

 

 

      



2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