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임세시리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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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kys0805] 쪽지 캡슐

2000-08-02 ㅣ No.1719

무거운 마음 가눌길 없군요.

 

오랜 병고에 그토록 사랑하던 가족들을 남기고 발길을 어떻게 돌렸는지.......

 

자신의 하늘을 잃어버린채 살아가던 매일매일 이었지만 그래도 이승에 있는

 

가족은 그 끈을 놓기가 어렵습니다.

 

밤이 가고 아침이 찾아온다고 시간이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아닐겁니다.

 

지난 밤 세시리아 가족에게는 아마 그 시간이 전 생애보다 길 수 있었을겁니다.

 

오늘 아침 비보를 듣고 출근 길에 또 걸으면서,

 

그늘을 가려 걷는 것도, 양산을 펴드는 것마저도 도대체 한가하고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 봅니다.

 

몸이 아픈것보다 마음이 슬픈게 훨씬 힘들고, 그래서 눈물을 참기가 어렵지요.

 

한평생 두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삶으로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모습들.....

 

오랜 투병이었지만 아직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두고 가기엔 아까운 나이인데.....

 

운전 면허따고 좋아하던 모습,  시내 연수하며 가슴 졸여하던 모습들....

 

누워계신 우리 어머니를 위해 음료수를 사들고 오던......

 

작지만 버릴 것 없는 완벽을 추구하며 노력하는 삶을 살던 세시리아....

 

많이 아파했지만 대신해줄 수 없는 삶에서, 또 많은 시간 같이 나눌수 없었던

 

마음 미안함을 금치 못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며 눈물지으며 고통을 참아가며 부르던

 

사랑하는 가족들 품에서 이제는 아파하지 말고 편히 쉬십시오.

 

더이상 나도 눈물이 앞서.......

 

영원한 안식을 주님 품에서 누리십시오.

 

막달레나가 씁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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