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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뽑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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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성 [kdae64] 쪽지 캡슐

2006-05-11 ㅣ No.5188

지난 11일 조선일보의 인터넷 판에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1급 지체장애아인 윤인식 (12. 부천창영초등학교 5년)군에게 지난달 작은 사건이 생겼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였던 탓에 남들보다 2년이나 늦게 입학했고,

 

아직 유창한 대화는 꿈도 못 꾸며, 진도는 거의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체육시간엔 우두커니 친구들 뛰노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윤군이 학급 임원진 선거에

 

나가 회장으로 뽑힌 것이다.   

 

 

이 기사를 읽고 너무나 큰 감명을 받아 여기 소개하고자 합니다.

 

윤군이 자기의 장애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당당히 회장으로 입후보한 것도 기특하거니와

 

그를 회장으로 뽑아준 급우들은 더욱 훌륭했습니다.

 

윤군의 어머니도 윤군이 반장의 임무를 수행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여

 

완강히 반대를 했고 담임선생도 은근히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윤군이 없을 때 급우들에게 선생님이 곤란하다는 설명을 하자

 

"뭐가  어때서요",

 

"인식이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뽑은 회장을 왜 어른들이 바꾸려 해요"

 

"힘들면  우리가 도울 테니 그냥 하게 내버려둬 주세요"  

 

하는 항의가 봇물 터지는 듯 나왔다고 합니다. 얼마나 착한 아이들입니까?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제가 어릴 때는 장애자들에게 사회는 너무도 잔인했었습니다.

 

"시각 장애인만 보면 재수가 없다"는 미신 같은 편견이 팽배했고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에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설비를 설치하려면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미국 한인 방송국의 한 여자 아나운서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했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닐 때 택시를 탈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목발을 집고 있는 그녀를 보고 택시는 절대로 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친구들 뒤에 숨었다가 택시가 선 후에 따라 탈 수 박에 없었던 그 시절이 지금도

 

생각하면 서럽다고 했습니다.  

 

건물이나 버스에도 장애자들이 편리하게 출입이나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이

 

없거나 빈약했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창영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배울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우리의 미래가 밝게 보입니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성 세대들로부터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지 않는

 

동심이 갸륵합니다.

 

 

신약성경에도 예수님이 위대하신 것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시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했습니다.

 

장애자들은 아름다운 마음과 영(靈)이 불완전한 신체에 갇혀있을 뿐입니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는 국민의식이 자리를 잡아 장애자들도 정치계나 경제계 또는

 

교육계에 진출하여 당당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유타주에 있는 머리고등학교에서 수년 전에 홈 커밍 여왕에 뇌성마비 학생이

 

당선된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물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인기가 높은 여학생이 그런 영예를 갖게 되는 데

 

머리고등학교 학생들은 말도 잘 못하고 걷기도 잘 못하는 뇌성마비 학생을 여왕으로

 

선출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에 그 고등학교 학생들이 영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성인이 거의 다 된

 

그들보다 창영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이들은 더욱 훌륭한 영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윤군이 회장으로 당선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선일보 독자들이 보내 온 100자 논평이

 

저의 느낌을 잘 반영했습니다.

 

조문성씨는  

 

축하한다.

 

회장선거에 손을 든 용기에 감명을 받았다.

 

정상인이 아저씨는 소심한데 너의 소식 듣고 아저씨가 용기를 얻는구나.

 

심히 회장 직무를 잘하고..

후일

 당당하게 설 너의 모습이 기대되는 구나. 파이팅!!  

 

한아로씨는  

 

...인식군..으음..공부 열심히 해서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고 했습니다.

 

어려운 청소년기를 거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지난날들을 반성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인식군의 성공적인 앞날을 비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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