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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돈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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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ㅣ No.9351

신자분들이 사제에게 건네주는 "돈"의 의미는 사실 단순명료합니다.
무엇을 해드리는 것이 좋은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전별금 뿐만이 아닙니다.
축일에도 그렇고 휴가를 떠날때, 피정을 갈때에도
어떤 단체나 개인이 신부님께 돈봉투를 건넵니다.
그것을 당연히 받으시는 분도 있고,
마지못해 받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것은 사제 개인의 차이인 것 같구요.
 
신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사제일수록
신자들은 무엇인가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하지만,
무엇이 가장 좋은지 모르고
또 딱히 무엇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제도 없고 해서
결국 드리게 되는게 "돈"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도 본당에 있을 때에
신자분들은 그런 것을 물어오셨습니다.
무엇이 필요한가? 필요한게 있으면 뭐든지 해드리겠다.
... 하지만 그렇게 값나가지 않는 왠만한 것은 친한 신자분들이 해주시거나
꼭 필요한데 없는 것들은 사무장님께 말씀드리면 본당차원에서 해결해 주시기 때문에
딱히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 다음에는 필요하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제가 받는 사제의 "활동비"에 해당하는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지요.
또 취미생활이라는게 있긴 하지만, 그런게 몇 개 씩이나 있지 않기 때문에
갖고 싶은게 많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해주고 싶어하시는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대게는 "그냥 기도나 해 주세요"라고 말씀드리거나
덧붙여서 "기도가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말씀드리지만,
희한하게도 그렇게 말씀드릴 수록 신자분들은 "기도는 당연히 해드리고요"....
그리고서 또 "돈"도 주십니다.
이러한 신자분들의 마음은 기도도 당연하지만
또 보이는 어떤 것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특별한 때를 빌미로 외식이 잦아지기도 합니다만,
관례적으로 되어 있는 "특별한 돈"들도
사실은 이러한 단순한 데에서 비롯된 것들이라고 봅니다.
 
그 단순함이 뭔가 불필요한 의미를 더해가고
그것들이 다듬어지지 않아 관례적 폐단을 낳고
마치도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진리도 아니고 오래가야 할 것도 아닙니다.
유행과 같은 것들입니다.
젊은 사람이라고 다 유행을 따르지 않습니다.
자기 잣대가 확실한 사람들은 유행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유행대로 가지 않습니다.
신앙생활은 유행이 아닙니다.
자기 줏대가 확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쓸데없는 것들에 나의 신앙생활을 걸지 마십시오.
주위의 분위기에 휘둘려서 그것을 따라가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못 따르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드리고 싶은대로 드리면 됩니다.
정말 기도도 할 시간이 없다면,
시간을 쪼개서 사제를 위해서 바치는 성호경 한 번이라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제 생활에 그보다 더 보탬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자기 사정을 남과 비교해서 저울질 하지 마시고
내 신앙생활에 당당해 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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