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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눈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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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alexseed] 쪽지 캡슐

2000-12-26 ㅣ No.2052

천년에 한번 오는 푸른 눈의 전설

 

아주 먼 옛날 일이야.

 

하늘이란 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았는데 그중 한 쌍의 남녀가 있었던 거야.

 

서로 너무너무 사랑했던 그런 사이였지.

 

매일 그녀를 업고 다녀도 하나도 힘든 걸 못 느낄 만큼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했었어.

 

그런데 한가지,

 

그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이 사랑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었어.

 

왜냐하면.....

 

하늘에서는 이성간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 그런 제도가 있었거든.

 

그래서 둘은 항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만나 사랑하곤 했대.

 

그런데 어느 날 여자의 생일이 돌아온 거야.

 

하늘에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고 찾을 수 없는 아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있었는데

 

그 향기를 맡으면 영원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었어.

 

하지만 그 꽃은 아무나 근처에 갈 수 있게 허락되어 있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는 가까스로 그 꽃을 꺾어 그녀에게 선물해 줬대.

 

그렇게 그의 사랑이... 행복이... 극에 달할 때 그만 하늘을 관장하는 사람에게 들켜 버린 거야.

 

하늘을 관장하는 그 사람은 둘에게 큰 고통을 주기 위해 둘을 갈라놓았대.

 

남자는 하늘에...여자는 지상에...

 

하루 하루가 남자에게는 너무 큰 고통이었고 아픔이었지.

 

하늘에 있는 사람은 원래 땅으로 내려 갈 수가 없는 법이거든.

 

그리고 그 여자의 모든 하늘에서의 기억도 다 지워 버린거야.

 

아무런 느낌 없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하늘에서는 볼 수가 없었던 거구.

 

그 남자의 괴로움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대.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매일같이 그 여자를 관찰하던 남자는 어느 날

 

사랑하는 여자의 모습을 놓쳐버리고 말았어.

 

그 여자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가 없게 된 거지...

 

그 남자는 하루 하루를 눈물로 보내게 되었대.

 

너무너무 슬픈 마음을 견디지 못한 체, 그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앞당기게 된 거야.

 

깊은 슬픔을 간직한 채...

 

그런데

 

그가 다시 태어날 땐, 비가 되어 태어나리라 했대.

 

비가 되어서 이 세상을 모두 덮을 때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같이 덮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말이지...

 

그녀의 가슴위로... 그녀의 하얀 얼굴위로...

 

그렇게 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런 마음을 하늘도 알았다는 듯이 그가 세상과 이별하는 날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대.

 

원래 하늘에서는 비가 안 오거든.

 

그런데, 그 비가 세상으로 내려 갈 때는 추운 겨울이었다는 거야.

 

그래서 그만 그 비가 얼어버려 눈이 되어 버린 거지.

 

그리고 눈은 슬픔의 색인 푸른색을 띄게 되었고..

 

천년에 한번 슬픔의 비가 푸른 눈이 되어

 

세상에 뿌려져 한 여자를 찾아 헤맨다는 그런 전설이야.

 

 

 

혹....푸른 눈이 하늘에서 내릴 때가 있으면...

 

그 눈이 너의 가슴에... 얼굴위로...

 

평상시와는 다르게 와 닿으면

 

그게 바로 너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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