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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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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9-01-20 ㅣ No.10582

 

할머니가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손자는 무엇을 쓰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손자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너에 대한 이야기지.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쓰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쓰고 있는 이 연필이란다. 이 할머니는 네가 커서 이 연필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연필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어 그걸 네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게야.

 

첫 번째 특징은 말이다, 네가 장차 커서 큰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 그때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알려주는 거란다. 명심하렴. 우리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지. 그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

 

두 번째는 가끔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야.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더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 해.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게야.

세 번째는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는 점이란다. 잘못을 바로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지.

 

네 번째는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이라는 거야. 그러니 늘 네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렴.

 

 마지막으로 연필이 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이야.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걸 명심하렴.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란다.”
- 파울로 코엘료, <흐르는 강물처럼> 문학동네,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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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경제에 가 있습니다. 먹고 사는 일, 중요하지요. 직장에서 잘려 나가지 않을까, 사업체가 부도나지 않을까, 염려하시는 분들 참 많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정말 어렵더라도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먹고 살기 넉넉할 때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는 것보다 그렇지 않을 때 그 길을 찾아 걷고자 하는 노력이 더 값진 것이고, 빛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도, 살기가 어려워도 품격을 지키면서 사람답게 살려는 이들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그것이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됩니다. 그런 위로와 희망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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