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불쌍하신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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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6-07 ㅣ No.3499

지난 주 토요일특전미사에서 신부님 강론말씀 중에 일부 입니다.

 

"저는 요즈음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어떤 작가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셔서 숨이 멈추어 돌아가실 때까지의 적라라한 얘기를 매우 실감있게 서술한 책 입니다.

저 십자가를 보세요.

사람이 양팔을 벌린체 손목에 대못을 박아 메달리게 되면 몸의 하중(荷重)이 아래 쪽으로 쏠려서 이 발목부분으로 모이고 그러다 보니 대못을 박은 팔이 더욱 처지고 못 박은 손은 꿈적거릴수록 더욱 피가 나고 또 아프고....

밑으로 하중이 처지지 않게 해야 덜 아프니까 본인도 모르게 몸이 저절로 윗쪽으로 솟구치게 되지요. 그러다가 힘이 부치면 다시 몸이 처지고....꿈틀꿈틀 할 때마다 피는 더욱 더 솟고 .......아픔은 더욱 커지고......

그 고통 중에서 "저들을 용서 하소서. 저들은 저희들이 하는 짓을 모릅니다"

그 말씀을 하셨다니!!!!!

그냥 팔 벌리고 서서 "저들을 용서 하소서............" 하신 게 아닙니다.

그 고통 속에서도 주님은 용트림을 하시면서까지 "아버지 저들을 용서 하소서" 하신 거라 이겁니다.

 

그런 우리가 우리끼리 어찌 용서 못할 일이 있으며 사랑 못할 까닭이 무에 있겠습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신부님 강론은 그랬습니다.

저는 그날 해외교민사목으로 고생하시다가 지난 년말 선종하신 캐나다의 고종옥 마태오 신부님 연미사를 올려드릴려고, 그리고 이튼날 태안에 갈 일이 있어서 연휴라서 혹시 길이 막히면 주일미사를 못 드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특전미사를 답십리로 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부님의 강론말씀을 들으면서 갑자기 예수님의 고통보다도 불쌍한 성모님 생각에 가슴에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사랑하는 아들이 그 고통을 당하며 죽는데....버둥질치며 죽는데..... 그 엄마 마음이 오죽 하셨겠습니까? 억울하고 분하고 아무리 그 아들을 주신 그분의 뜻이라지만,

차라리 엄마인 나를 죽여주시오! 하시고 싶으셨을 테지요.

 

처녀인 자신의 몸에 아이를 가지라고 하셨을 때의 성모님 마음.

가나안 혼인잔치에서의 인정스런 성모님 마음.

사랑하는 아들, 그 귀한 아들을 잃어버리고 찾아 헤매실 때의 성모님 마음.

"여기가 바로 내 집이요. 여인이여" 하셨을 때 야속하고 섭섭했을 엄마 성모님의 마음........

그러나 그 모든 마음아픔 중에서도  그런 식으로 잔인스런 고통속에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아픈 마음이야말로 그 모든 고통을 합한 것보다 더 아프셨을 고통의 극치였을게 아닙니까?

 

가끔씩 사제님들의 어머니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그 어머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드립니다. 그 어머님들을 위해서라도 신자들이 사제님들에게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신부님의 어머님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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