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움켜진 손을 펴고(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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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2-02 ㅣ No.3799

대림 제1주간 수요일 (2004-12-01)

독서 : 이사 25,6ㄱ-10ㄱ 복음 : 마태 15,29-37

*  움켜진 손을 펴고  *

그때에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서 산에 올라가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절름발이와 소경과 곰배팔이와 벙어리와 그 밖의 많은 병자를 예수의 발 앞에 데려다 놓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고쳐주셨다. 그리하여 벙어리가 말을 하고 곰배팔이가 성해지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걷고 소경이 눈을 뜬 것을 군중이 보고 크게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나와 함께 지내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으니 참 보기에 안되었구나. 가다가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 보내서야 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이 “이런 외딴 곳에서 이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떻게 구하겠습니까?” 하자 예수께서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빵 일곱 개와 작은 물고기 몇 마리뿐입니다” 하니까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땅에 앉게 하시고 빵 일곱 개와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찼다.
(마태 15,29-­37)

피조물을 지으신 예수님이 곰배팔이·벙어리·절름발이·소경을 바라보는 심정을 “보기가 안되었구나. 그들을 굶겨 보내서야 되겠느냐?”라는 말씀에서 느낀다.
오늘 예수님은 높은 곳에서 받아 낮은 곳,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전하는 것이 당신의 사명임을 온몸으로 보여주신다.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는 이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임을 깨닫는다.
그분 앞에서는 내 것이랍시고 움켜쥐고 있는 손을 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 내 앞에 창조의 주님으로 서 계시다.

김양요(수원교구 성남동 천주교회)

- 그리운 등불하나 -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 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 이해인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 내가 찾은 일 †

이제부터는 이 일을 내가 해야 할 일임을 깨닫는다.

이십여년 전. 유아교육을 공부할 때 일이다. 무척이나 아이들을
사랑하는 앗!나이지만 특수아 교육은 웬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오히려 고아원의 아이들에게는 쏟아지는 연민의 정이 느껴
지지만 특수아에게는 우러나는 情이 안솟아나는 것이다.

재활기관과 복지기관들을 2학년때 답사를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때였다. 삼육재활원을 갔다. 가슴은 메어지는데, 눈은
눈물로 가득차 오르는데, 어떻게 도와주어야 될지를 모르겠다.

돌아와서 레포트를 작성할 때/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더니..
지도교수님께서 부르셨다. 그 때 나는 '몬테소리 유아교육이론'
에 대해서 자그마한 논문도 쓰고 있었을 때니 누구보다 특수아
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그분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를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는 그 방향에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지만/안나는 타오르는 뜨거움이
일어나지를 않는 것이다.

'이 일은 내가 할 일이다' 라고 판단되어지기까지가 어려운 것
이다. 내가 하고픈 일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찾아내야만 한다. 그래야 그 일을 능률적으로 해 낼 수 있다.

미주 지역에 앗! 나보다 먼저 건너온 고딩 동문들이 오십여명
살고 있다. 내년이 졸업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니 상당한
선배에 속한다. 오십 여명 중에 동기들이 열 몇 명이나 되니
든든하기 짝이없다. 거기다 남녀공학이었으니 오라버니 같기도
하고, 종종 남동생같이 느껴지기도한다.후후/

하하, 2년 전 인터넷으로 찾아내었을 때에 그 감격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감동의 물결로 몇 일을 잠을 이룰 수 없었다.한국
으로 전화통이 불이 날 정도로 전화하고, 그렇게 그리던 단짝
친구도 찾아내고..참!좋은 세상 오래오래 살고파진다.^_ _ _^

동기 중에 한 명은 뉴욕에서 자리잡은지 오래되다보니 정보에
상당히 밝은 편이다.동문회가 열리면 미국 주류사회의 흐름에
대해서 차분하게 말해주는데 앗!나의 귀는 언제나 솔깃하다.

그 친구가 얼마전 정보를 주었다.개인적인 비즈니스를 하는것
보다는 직장을 다니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추천하는 것이 보조
교사, 보조 간호사격인/그러니까 학교에서는 담임교사를 돕는
것이고 양로원에서는 간호사 손길이 부족하니 그들을 돕는 것
이다. 소정의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뤄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렵다면 어렵지만 쉽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나는 학교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싶었다. 여름방학에는 신나게
놀 수 있다는 장점(?)과 어린아이들과 생활한다는 것은 생각만
으로도 즐겁다. 하지만 양로원에서 보조간호사를 한다는 것은
아! 이 일이다. 이 일은 내가 할 일이다! 라는 생각이 스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렇게 날마다 밥데기로 살아 갈 수 없
는 것이 미국사회의 구조이다. 자신의 젊은 날에 벌어놓은 것
중에서 의료보험료가 누적되어 노후에 복지혜택을 받는 나라!
그래서 누구나 일을 한다. 내가 사는 주위에 집에서 전업주부
로 있는 사람은 안나 아지매 혼자뿐이다.파트타임이라도 모두
가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나도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주님의 일도 거들고, 나에게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찾고 싶었는데/바로 내가 찾던 일을 찾아낸 것이다. 뜻이 있
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였든가. 나도 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뭔가를 찾고 있었다. 낯설은 이 땅에서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이제사 찾아낸 것이다. 하하하,나는
벌써 실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울엄니와 함께 날마다말이다.

내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몇 주전에 울엄니의
큰 일을 도와주면서 느낀 일이다.당신의 영혼을 바라보는 앗!
나이기에 냄시도 역겹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나는 돌아가신 우리 친정어머님의 큰 일
도 도와드린 적이 없다. 엘리사벳 언니가 그 일들을 해내셨다.
나에게는 기회조차 없이 먼 길을 보내드렸던 막내 딸이다.

그런데 이 먼 타국에 와서 시모님의 수발을 들어야하는 처지가
신앙의 힘이 아니면 내 어찌 견딜 수 있었겠는가.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더욱 하느님 전에 나아가 내 영혼을 맑히
고 싶어서 미사 참례를 열심히 하게 된다.

그래도 주님을 모시고 돌아오면 훠~~~얼 마음이 비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내 힘이 아닌 것이 느껴진다. 지난 주일에는 오랫만
에 성당에 모시고 가서 성체를 모셔드렸다. 저녁 내내 몸이 가
벼워지셨다고,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하신다.영성체의 신비리라.

내가 신앙으로 성숙되어져 나가면서...
주님의 눈동자에 내 눈동자를 맞추게 된다. 상대편의 눈동자에
서 주님의 눈동자를 발견하게 된다.상대편도 내 안에서 주님의
눈동자를 찾아 낼 수 있도록 내 삶을 갈고 닦고 조이고 싶다.

지금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내 앞에 창조의 주님으로 서 계시다.

그렇게 가까이 주님이 내 곁에 서 계심을 느끼면서 살아가리라.
이 세상에서 "나를 따라오너라"는 그분의 음성을 숨결처럼 느끼
고 살아가리라. 그러다 어느 날인가 '안나야, 이제는 나와 함께
영원토록 살자꾸나...나를 따라오너라'는 숨결소리처럼 작게 들
려도 내 알아듣고 얼른 달려갈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숨을 쉬고 있는 한 열심히 살자. 그리고 주님과 동업을 하는 것
이다. 내는 주님의 일을 하고 주님은 나의 일을 거들어주시며..
기운이 없는 신앙인의 모습이 아니라,활기차고 당당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하는....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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