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줌마의 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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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순 [EQ99] 쪽지 캡슐

2002-09-29 ㅣ No.2718

끝까지 읽어 주세요. 그래야 그 아줌만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어느 아줌마의 머피의 법칙

 

차가 엄청 밀렸습니다. 아줌마는 더럭 겁이 났습니다. 이러다 늦으면 어떡하지? 일부러 아침 일찍 나왔는데...

 

그 날은 그 아줌마 딸이 대학 논술시험을 치르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수험증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재 발급을 받으려고 일찍부터 서둘렀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학 주변에 가까워지자 차는 꼼짝도 않는 것이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아주마는 딸과 함께 사거리 대로변에서 그냥 내려 뛰었습니다 순경이 호루라기를 붑니다. 불어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냥 뛰었습니다. 아이의 인생이 달린 문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초인적인 힘이었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먼 것인가요? 대학 정문에 다다랐지만 정문에서 본부까지는 더 멀었습니다. 딸은 기진맥진.... 시험 볼 아이는 혼이 이미 다 나갔습니다. 아침부터 차분하게 맘을 먹고 준비해야 되는데 들고뛰었으니 말입니다.  아이도 아이지만 수험증을 재발급 받아 고사장을 다시 찾아가야 하는 바쁜 맘 때문에 그 아줌마는 더 혼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비는 또 왜 오는 것일까요. 온 몸이 다 젖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아줌마는 그만 딸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4층으로 오너라" 아줌마는 그 말만 멀리 떨어져 따라오는 아이에게 던지고 혼자 올라간 것이 사단이 난 것입니다. 아이가 그 소리를 못들은 것이었지요. 그 사실을 모르는 아줌마는 본부로 가 재 발급을 받고 4층에서 딸을 기다립니다.

 

 시간은 자꾸 흐릅니다. 자꾸 자꾸.... 아무리 찾고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다시 1층을 2층을 3층을 다시 4층을 뒤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건물은 미로 같았습니다 통로가 여러군데로 나뉘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성을 잃어 버린 아줌마는 그냥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싶었습니다. 시험 시간은 다가오고...   모든 것이 정지되었으면 바랬습니다 아니 10달동안 자라고 태어난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퇴행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 주님....

 

 그때 아이에게 1541의 메시지를 받습니다. 핸드폰도 없었던 딸은 근처에서 1541로 긴급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아이는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아! 아줌마는 비명을 지릅니다. 아이를 찾았습니다. 고사장으로 들여보내고 터덜터덜 내려옵니다.  시간은 이미 9시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또 일이 터졌습니다.  글쎄 제 손에 학생증이 들려있던 것입니다  딸아이가 가지고 있어야할 것이 말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안 되는데...  정말 아줌마는 죽고 싶었습니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멍했습니다. 이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줌만 들어갈 수도 없었기에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그렇게 그 아줌마의 아침은 가고 있었습니다.

 

아줌만 그래도 아침도 먹지 않고 간 딸아이가 생각나 만두를 근처에서 삽니다. 다시 그 긴 길을 올라가 고사장 문 앞에 다다랐습니다.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모르고 그 만두를 들고 문을 엽니다. 현관안에서 끝나길 기다리고 싶어서.... 들어가 40초쯤 지났나 한 사람이 오더니 왜 들어왔냐며 나가라고 소리칩니다. 지금은 시험중이라며...  

 

현관 바깥에 학부모들이 모두 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줌만 창피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혼이 나간 것이었습니다.   

 

시험이 끝났습니다. 아이는 웃으며 나왔습니다. 아줌만 그 웃음만으로도 모든 것을 보상받은 기분이었습니다. 학생증이 없어 좀 곤란을 받았었으나 시험을 치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 다시한번 속으로 탄성을 지릅니다. 기쁜 것인지 뭔지 모르는 그런 탄성....

 

만두는 맛이 없었습니다 무엇인들 맛있을 수 있었을까요?  아이에게 아줌만 말했습니다. "미얀해...."

 딸은 말합니다. "엄마 아침에 소리질러서 미얀해요...."

 

아줌만... 아줌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담에 전쟁이 난다해도 절대로 손을 놓지 말자고.... 절대로 절대로....

 

그 아줌만 그 하루가 10년은 산 것 같았습니다.  ja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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