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홍신부님 강론(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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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07-05 ㅣ No.4170

욕을 하면 그냥 욕을 먹고 때리면 맞고..

이렇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고,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사기를 당해도 자기를 사기친 사람을 위해서 기도를 하고 손해를 감수하는 신자들도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신자들의 그런 심성을 알고 신자들만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까지도 나왔습니다.

신자들이 이런 삶을 살게된데는 어떤 신학적인 배경이 있는가.

수난당하는 그리스도-- 라는 신학적 배경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같은 삶을 사셨으니까 신자들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어떤 모욕이나 수모를 당해도 다 참고 살아야 한다-- 라는 신학사상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나를 해꼬지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인가?

그렇게 사는 것이 과연 주님의 뜻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주님께서 그렇게 살지를 않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핍박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의사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하셨습니다.

잘못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시고는 통렬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무기력하게 살다가신 분이 아닙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껏 자유롭게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신자들이 주님의 뜻을 따라서 힘없이 무기력하게 살아야 한다 라는 것은 복음적인 얘기가 아닙니다.

일부 신학자들이 만들어낸 얘기일 뿐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보고서 침묵을 지키고 용서해주는 것은 미덕이 아니며 오히려 방관의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냥 당하고서 참고 사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병입니다.

남을 비난하지 못하고 남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컴플렉스의 문제이지 신앙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그런것에 대한 구별이 참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께서는 참으로 활달하고 기운찬 삶을 살다 가신 분입니다.

주님의 용덕이 우리에게도 내려질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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