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성당 게시판

[만화] '비천무'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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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TomTom] 쪽지 캡슐

2001-03-05 ㅣ No.931

며칠 전에 만화 ’비천무’를 보았습니다. 전에 한 번 봤지만, 다 잊어버렸지요. 그리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잘 만들어졌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만화를 보았습니다. 역시 만화가 멋있더군요. 영화가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지만, 이야기가 만화랑 틀려서 여기서는 만화를 가지고 얘기하겠습니다.

 

여주인공 설리는 어떻게 자하랑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인지, 만약 내가 설리였다면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설리였다면 저는 그렇게까지 자하랑만을 사랑할 것 같지는 않아요. 설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진 여자입니다. 그 때의 실력가인 남궁 가문으로 시집을 가야 했기 때문이죠. (설리의 남편인데, 이름이 남궁 뭐더라? 이름은 까먹었습니다. ^^;;) 그런데, 아주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이지만, 남궁 그 남자의(^^;) 아기를 낳는 게 싫어서 그 아기를 배자마자 죽인다는 데는 안타깝기 그지 없는 얘기였습니다.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아는 낳게 되지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채로. 생각해 보았어요. 설리가 그 죄가 아니라면 그렇게 큰 죄를 지은 여인일까.

자하랑은 복수치고 너무도 무서운 복수를 하였습니다. 그것은 결국 중국 역사에 영웅적인 행동이지만(자하랑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제가 말하는 것은 이 만화에서.) 나에게는 자하랑이 자기를 생각했듯이 살인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약간은 들게 했습니다.

너무도 슬퍼서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1권부터 끝권까지 각권을 보면서 꼭 우는 부분은 나오더군요. 이 책을 읽을 때와 또 지금도 김혜린이란 만화가가 너무도 대단할 따름입니다.

자하랑과 설리를 보면서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감탄했습니다.

 

남궁성(자하랑과 설리의 아들. 참고로 자하랑은 고려인입니다. 남궁성은 설리가 남궁 가문에 시집가기 전에 자하랑의 애를 뱄는데, 그 애입니다. 남궁 그 남자는 설리가 자하랑의 애를 배서 아이를 낳아서 자기 아들인 것처럼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설리를 사랑했기에 그것을 모른 채 한 것 뿐입니다. 그 애는 자라면서 자하랑의 멋진 모습 그대로 닮습니다.)과 아리수(고려민족의 후손인 여자아이)의 사랑도 아버지 대의 피나는 싸움이 아닌 그것이 지나간 평화 속에, 아름답게 이어질 것은 여기서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하랑은 어쩔 수 없이 몽고족과(이 만화는 원나라에서 명나라로 바뀌어져 가는 때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음.)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여러 군웅들(지금 드라마 ’왕건’을 생각하시오.)을 무찌를 수밖에 없는 멋진 무사라고 나오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꼭 그렇게 자하랑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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