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RE: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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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junon] 쪽지 캡슐

1999-09-09 ㅣ No.364

" 쫒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걸음으로 천천히 걷게 하시고,

추녀 끝의 풍경소리를 알아듣게 하시며,

거미의 그물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위에 어린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도 어우러지는

풀밭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p.s : 술좀 작작 마시고 힘내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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