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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다윗들(10);베트남진실위 김숙경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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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12-29 ㅣ No.5943

 

 

학살의 아픔 어루만지고

'평화의 노래' 함께 불러요

 

베트남진실위 김숙경 간사

 

 

 

아름답게 만날 수도 있었다. 천성이 모질지 못하고 이웃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하얀 옷을 즐겨입는 두 민족이 아니던가. 하지만 가난했던 한국의 청년들과 조국을 지키려고 총을 집어든 베트남 민중이 맞닥뜨려던 곳은 서글픈 아시아의 외진 전쟁터였다.

 

"한국과 베트남이 전쟁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미안해요'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30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어요."

 

'베트남 민간인학살 진실위원회'(공동대표 강정구, 이해동)에서 혼자서 상근으로 뛰어온 김숙경(35,여) 간사는 안타까운 듯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 진실위는 올 1월 국제민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13개 시민, 사회단체가 모여 꾸렸다.

 

"역사 속에서 늘 피해자였던 우리 민족이 가해자의 처지에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화해를 청하는", 정부는 물론 개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을 떠맡고 나선 것이다.

 

김 간사는 자원활동을 하다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상근활동가로 뛰어들었다. 그는 "아무리 전쟁중이었다고 해도 민간인 학살은 정당화할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라며 "진실을 밝히고 그에 마땅하게 사죄하는 것은 조국의 명령에 따라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분들의 명예를 되찾는 일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노근리 사건이 여전히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어요. 잊고 싶은 기억을 새삼 들춰내는 것은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죠."

 

지난 8일에는 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준식)이 베트남 진실위를 매향리 주님 등과 함께 '올해의 인권지킴이'로 뽑았다.

 

김 간사는 요즘 베트남전 희생자를 위한 진혼음반 '미안해요, 베트남' 마무리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7월 숭실대에서 열렸던 '사이공, 그날의 노래' 공연을 계기로 준비해온 일이다. 이 음반이 나오면 베트남과 국제평화운동단체 등에 보내고, 음반 제작을 기념해 베트남 현지 공연도 할 계획이다.

 

내년엔 위안부였던 문명금(11월 3일 숨짐)씨가 "전쟁 희생자를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4300만원을 종잣돈 삼아 시작된 '평화역사기념관' 건립사업에도 땀을 쏟을 작정이다.

 

전쟁의 소용돌이로 점철됐던 한세기를 보내며 그가 부르는 '평화의 노래'는 새해에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베트남진실위가 이땅에 참 평화와 화해를 일구어내는 일꾼으로 힘차게 자라나기를 희망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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