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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새의 기도 / 이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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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12-15 ㅣ No.764

    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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