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백수생활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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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환 [ydhll] 쪽지 캡슐

1999-03-18 ㅣ No.479

더디어 백수생활 청산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회사에서 공문이 왔더군요. 4월 1일에 채용 대기자들을 위한 입사전 교육을 한답니다. 그리고 4월 중으로 정식 채용을 한답니다. 그동안 백수 생활. 작년 2월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좀더 정확한 백수 생활은 96년 8월에 졸업. 뜻한바 있어 언론사 준비에 몰두 하여 1년 넘게 시험에 줄줄이 낙방하였습니다. 모조리 1차 시험에 떨어진 것은 아님. MBC 기자공채에선 1차 필기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고 카메라 발은 잘 받았지만 사투리 섞인 발음 과 억양으로 떨어짐. 제가 주송 할 때 잘 들어보면 알 것임. 연합 통신 시험에선 약 700여명 응시생 중에서 1차 필기, 2차 작문 및 기사 작성, 3차 면접에 합격하였지만, 마지막 최종 사장 및 임원 면접에 떨어짐. 그 충격으로 한 3일 동안 식음을 전폐. 줄곧 술과 담배에 찌들고 두문 불출 하였음. 벌써 재작년인 97년말. 원하든 언론사 시험은 다 OFF하고 마지막으로 한전에 응시 , 시험을 보았음. 실은 시험 치기 날 . 비가 와서 쌀쌀했으며 , 늦잠을 잤어 시험 볼까 말까 망설였음. 이때까지는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금융 요청하기 전이라 , 취업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언제 든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한전 시험에 애착을 갖고 있지 않았음. 비가오고 늦었음에 불구하고 교통편이 불편한 강동구 한성고등학교?에 하느님의 도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지금 듭니다. 제가 1주일 뒤에 영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종합격공문을 2월16일 에 받고 나서 3월 중에 발령을 받을 줄 알았지만 기업구조조정으로 97년 하반기로 연기 되었습니다. 여기에 맞물려 제가 레지오 생활을 1월 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시험 합격하고 나서 이젠 레지오 생활을 그만 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별로 신앙에 열의가 없었습니다. 근데 입사연기가 되자 당장 할 것이 없어 레지오 활동에 열심히 하였습니다. 라파엘의 집 , 성가정 입양원, 교우가정, 예비자 교리반 봉사, 전례부 활동 등 바쁘면서 때론 하기도 싫었지만 즐겁게 보냈습니다. 만약에 제가 입사를 바로 하고 회사일로 단체생활을 그만 두었다면 벌써 냉담자가 되지않았을까? 생각이 듭다. 입사가 연기된 것은 제게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또 가족에겐 심적인 고통을 안겨드렸지만 한편 으론 제가 열심히 신앙생활 하라고 높으신 분이 마련해 주신 시간이 아니었을까? 사람은 후회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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