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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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행 [zitta] 쪽지 캡슐

1999-01-10 ㅣ No.20

사람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더러운 것이다?

하긴 물리적으로 보더라도 침이 자기입안에 있으면 더러운지 모르지만

밖으로 나오게 되면 비록 자기 것이라 해도 더러워 한다

말이라는 것은 더욱 끔찍하다

글은 썼다가 다시 지울 수도 있지만 말은 내 뱉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나는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말을 자제하려고 무진애를 쓴다

그러나 취기가 오르면 이말 저말 참말 거짓말이 마구 튀어나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세수를 하면서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후회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더럽다고 하셨나 보다... 사랑 빼놓고는...

 

정치가나 언론인 연예인.. 소위 입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은 말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기의 생사까지도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한때 통신연예가는 디카프리오가 망언을 했다 해서 떠들썩하였다.

"한국이 구질구질하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식의 발언이었는데 사실은

그 진상조차 정확하지가 않았다.

다만 어느 통신상에 올려진 글 하나때문에 일파만파가 되어 디카프리오에

대한 육두문자에서 급기야는 직배영화로 비화되더니 금 모으기한 것이

타이타닉 한편 보면 허사가 된다는 애국론까지 대두되었다.

그래서 우리집 딸아이는 열렬한 디카프리오팬 이며 사진수집에서부터

잡지기사 등 레오에 관련된 모든 것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데

(나한테 온갖 핀잔과 비웃음과 구박을 받아가며)

그 글을 보더니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할 지경이었다.

꿈이, 아름다운 꿈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설사 진상이 밝혀지고 해명이나 사과가 이루어진다 해도 그 느낌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이러한 경험을 제 자신의 인생에 한 중요한

경험으로 간직하여 현명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말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 교회에서도 말은 항상 떠돌고 있다.

교회단체 안에서도 시기와 험담과 고집으로 얼굴 붉히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이 더러운 말들을 씻는 길은 부단한 자기수양과 기도 그리고 성찰뿐이다

주님은 복음말씀으로써 우리의 살길을 제시해주셨으니 우리는 그 길을 따르려고

부단히 죽을 힘을 다하여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로마군단처럼 전진하는 레지오 단원,

주님의 전사인 꾸루실리스따, 실천하는 행동가인 빈첸시안....

교회 내에 수많은 단체를 조직 서로를 격려하고 공동의 힘으로 악을 대처하는 것이다

같은 조직원이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도록 서로를 부축하며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주님께 집단행동으로 우리의 부족함을 메워주도록 탄원하며...

 

나 역시도 직장을 유지하느라 말로써 직원들을 다스리며 교묘한 말장난으로 결과가

뻔한 일을 포장하여 미화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윽박지르는 일이 다반사이다

 

주님!

주님께서는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시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를 정화하여주시고

깨끗한 삶을 살수 있도록 지켜주소서

저에게 순수하고 맑은 눈빛을 돌려주시고

늘 따뜻한 가슴과

일에 대한 열정과

이웃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은총을 주십시오

 

남산 밑에서

이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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