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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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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94deofilo] 쪽지 캡슐

2000-08-31 ㅣ No.4079

오랜 만이네요.

 지난 여름동안 유럽에 갔었는데 아무 소식도 없이 학교에 그냥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유럽, 특히 독일에서 보고 느꼈던 점을 서방 견문록이라는 이름하에 조금씩 올릴까 합니다. 이제야 정리가 되어서 글을 쓸 수 있네요.

 저는 7월 2일부터 8월 11일까지 유럽에 있었습니다. 7월 2일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여 프라이부르크(Freiburg)로 가서 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한달 동안 머물렀습니다. 그 뒤 뮌헨을 거쳐 로마, 아씨시, 피렌체, 파리, 암스테르담을 거치며 서방 세계를 돌아보았습니다. 주로 독일 지역에 있었기에 독일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겠지만 사실 한달 동안 어학이 눈에 확 띄게 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보다 조금이나마 그들의 사회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하나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본 것이 틀릴 수도 있지만 사회의 모습을 나름대로 적어봅니다.

 

◎ 지리적 위치와 역사에 대하여

 

 프라이부르크는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 rttemberg) 연방에 있고 검은 숲(Schwarzwald)을 끼고 있으며 서쪽으로 4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라인강이 있고 프랑스로 갈 수 있습니다.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스위스 바젤(Basel)이 있는 전형적인 남부 독일의 소도시 중 하나입니다.

 이 도시는 12세기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카이저 요셉(Kaiser Joseph)이 봉건 제후 군주로서 군림하면서 도시를 짓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프란치스코회 수사님들이 도시 건설을 담당하였고 도시의 청결을 위해 도시 주변과 도로 곳곳에 수로를 파서 조그만 냇물들이 흐르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금도 이 수로는 이 도시의 명물중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프라이부르크는 주변의 많은 국가와 가깝게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에 속했다가 스위스의 침략을 받기도 하고 다른 제후국과의 싸움뿐만 아니라 근대의 많은 전쟁을 겪게 됩니다. 특히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에도 많은 피해를 받았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때는 공습 때문에 수많은 가옥이 파괴되었으나 이 도시의 자랑거리중의 하나인 주교좌 성당만은 폭격에서 제외되어서 지금도 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건물은 12세기부터 지어지기 시작하여 사제관과 별관까지 완공되기까지 약 20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프라이부르크에는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백화점 같은 상점(이름은 Kaufhaus)이 있고 지금은 상점이 아니라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비교적 기후가 온난한 편이라 검은 숲에서 나는 과일들과 신선한 채소가 많이 수확되고 독일에서는 제일 포도농사가 잘 되어서 바디셔 와인(Badischer Wein)하면 으뜸으로 친다고 합니다. 포도농사가 잘 되는 곳은 프라이부르크시에서 약간 떨어진 카이저슈툴(Kaiser Stuhl)인데 독일 지역에서는 가장 기온이 높이 올라가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한국과의 시차는 8시간이 나는데 여름에는 섬머타임제를 실시하여서 7시간의 차이가 납니다. 서울의 위도보다는 높기 때문에 밤 10시가 되어야 어두컴컴해 집니다. 프라이부르크는 남부지역이라 이 정도인데 북쪽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해가 늦게 까지 있을 것입니다.

 기온은 여름에 섭씨 30도 가량을 웃도는데 비가 자주 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의 경우 여름에 비가 온 뒤에 습도가 높고 온도가 올라가는 반면 이 지역은 조금 쌀쌀합니다. 기후 변동이 좀 있어서 밤과 새벽에 비가 자주 오는 편입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의 경우 석회질 성분의 물이 많지만 독일에서는 거의 유일할 정도로 이 지역은 물을 그냥 마시는 곳입니다. 그토록 물이 깨끗할뿐더러 비가 자주 오고 큰 숲이 있고 습도가 낮은 편이라 공기도 깨끗하고 먼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좋은 점입니다.

 

자 다음에는 교육에 대하여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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