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시집 못 가는거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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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순 [eq99] 쪽지 캡슐

2002-09-10 ㅣ No.2701

일기-8-

 

 

"담아빠---! 안되겠어. 비상수단을 써야할 것 같아."

 

오늘도 담이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은 어떤 노래로 할까?" 담이 너무 늦게 자기 때문에 깨우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해야만 한다. 담이를 깨우는데 마지막 비상수단은 아빠가 자는 아이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남편은 수학여행 때 학생들이 노래를 하두시켜서 다시는 안 시키게 하려고 못 부르는 노래를 계속 몇 십 곡을 했더니(상당한 시간동안) 마이크를 빼앗고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온 이후에 학생들이 다시는 노래를 시키지 않는다고 할 만큼 음치다.

 

 그런 노래를 들어야 하는 담은 "아빠 제발 노래만은 하지마! 제발..."(자는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정말 화가 나고 잠이 '확' 깨진다) 귀를 막고 몸부림을 치면서 일어나 세면장으로 간다. 이런 모습이 매일 아침 우리 가족의 풍경이다. 그런데 이제 그것도 약발이 안 받는다.

 

 하루는 남편이 불러서 갔더니 돌림노래를 하자고 제안한다. "돌림노래?" 새로운 시도를 늘 해야만 하는 우리 부부는 그 날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를  돌림으로 노래했더니 아이가 기가 막힌 지 말없이 일어나 욕실로 갔다. 우리 부부는 그 날 오랜만에 눈이  마주쳤고 무언의 미소를 서로에게 보냈다. 승리자의 미소가 이런 것일까?....

 

하지만 며칠이나 갈까?  만만치 않는 소담을 깨우려면 난 오늘도 새로운 시도를 위해 연구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행복일거야. 지나고 보면 늘 그 때가 좋았다라고 반추하잖아.'     주어진 나의 상황들을 사랑해야지!     

 

    이러다 우리 딸 시집 못 가는 거 아냐.  딸의  비리를 모조리 밝혀서...     

           담아!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내줘서 엄만 넘 고마워.  늘 건강했으면 해....ja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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