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들꽃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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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0 ㅣ No.12582

 

들꽃에게 물어본다. / 하석

  

숲속에 저 홀로 곱게 핀 들꽃에게 물어본다.

“이렇듯 고운 빛 자태와 향기를 지닌 들꽃아,

너의 눈과 코는 어디에 있느냐?“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감성과 지혜가 없다면,

너 스스로 그 고운 꽃과 좋은 향내와 단 꿀을

어찌 만들어 낼 수 있으랴?“

  

아름다운 빛과 모양은 눈을 위해 있고,

좋은 향기는 후각을 위해 있는 것이며,

단 꿀은 그 누군가에 주기 위해 마련한 것.

  

보는 눈 없이는 아름답게 그릴 수 없고,

좋은 후각 없이는 좋은 향을 제조할 수 없는데,

들꽃도 벌, 나비도 새들도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다.

  

꽃들에겐 그 고운 빛과 예쁜 꽃잎을 꾸미며

도안해낸 보이지 않는 눈과 손길이 있으리니,

바로 그 꽃을 있게 한 조물주의 눈과 지혜이리라.

  

눈, 코 없이도, 고유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지님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한 몫을 다하는 저 들꽃은

인간보다 더 나은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입고 있다.

  

“들꽃아, 너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아느냐?”

온 누리 고운 빛 함께 나누며 누리며 행복하다는 듯

들꽃은 파란 하늘 바라보며 해맑은 미소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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