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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성 [bluehyslhj] 쪽지 캡슐

2000-03-29 ㅣ No.619

세친구

 

왕이 어떤 사나이에게 사람을 보내어, 즉시 자기에게로 오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그 사나이에게는 세 친구가 있었다.  그는 첫번째 친구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 그 친구를 자기의 제일 다정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번째 친구 역시 사랑하고 있었지만, 첫번째 친구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세번째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왕의 명령을 받자, 그는, 잘못한 일이 있어 벌을 받는 것이나 아닌지 두려웠기 때문에, 혼자서 왕에게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세 친구들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다.

첫번째 친구는 딱 잘라 싫다고 거절했다.  

두번째 친구는, "궁궐 문까지는 함께 가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네."라고 말했다.  그런데 세번째 친구는, "그래, 함께 가주지.  자네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으니까,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어.  내가 함께 가서 임금님께 그렇게 말씀드려주지."라고 말했다.

왜, 세 친구들은 각각 그렇게 말했을까?  한 번 잘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번째 친구는 바로 재산이다.  아무리 돈이 소중하더라도 죽을 때에는 고스란히 남겨두고 가야만 한다.  두번째 친구는 바로 친척이다.  무덤까지는 따라가 주지만, 그들은 곧 돌아가 버린다.  세번째 친구는 선행이다.  착한 행실은, 평소에는 별로 눈을 끌지 못하지만, 죽은 뒤에도 영원히 그와 함께 있기 마련이다.

 

 

인생에 있어서의 선행 & 쾌락

 

항해를 하던 배가,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게 일더니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항로를 잃고 말았다.

아침이 되자 바다는 다시 조용해지고, 아름다운 섬이 가까이에 있는 것이 보였다.  배는 포구에 닻을 내리고, 승객들은 잠시 동안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섬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고, 맛있는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많았으며, 온갖 새들이 예쁜 소리를 내며 지저귀고 있었다.

배에서 내린 손님들은 다섯 그룹으로 나뉘었다.

첫번째 그룹은, 자기들이 섬에 올라가 있는 동안에 순풍이 불어 배가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상륙조차 하지 않고서 배에 남아 있었다.

두번째 그룹은, 서둘러 섬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고 나무 그늘 속에서 맛있는 과일을 먹어 기운을 회복하자 곧 배로 돌아왔다.

세번째 그룹은, 섬에 올라가 너무 오래 있다가 순풍이 불어오자 배가 떠나는 줄 알고 허겁지겁 돌아왔기 때문에, 소지품을 분실하고, 자기들이 앉았던 배 안의 좋은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네번째 그룹은, 순풍이 불어 선원들이 닻을 걷어올리는 것을 보고도, 돛을 달려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고, 선장이 자기들을 남겨두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대로 섬에 있었다.  그러다가 막상 배가 포구를 떠나가자, 허둥지둥 헤엄을 쳐서 가까스로 배에 올라갔다.  그들은 바위나 뱃전에 부딪쳐 상처를 입었고, 항해가 끝날 때까지도 아물지 않았다.

다섯번째 그룹은, 너무 먹고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되어, 출발을 알리는 고동조차 듣지 못했다.  그래서 숩속의 맹수들에게 잡아먹히기도 하고, 독이 있는 열매를 먹어 병이 들기도 하여, 마침내는 모두 죽고 말았다.

당신이라면 어느 그룹에 속하겠는가?  잠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배는 인생에 있어서의 선행을 상징한다.  그리고 섬은 쾌락을 상징하고 있다.

첫번째 그룹은, 인생에서 전혀 쾌락을 맛보려 하지 않았다.  두번째 그룹은, 쾌락을 조금 맛보았지만, 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야한다는 의무는 잊어버리지 않았다.  가장 현명한 그룹이다.

세번째 그룹은, 쾌락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고생을 좀 했고, 네번째 그룹은, 결국 선행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것이 너무 늦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그런데 인간은, 다섯번째 그룹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생동안 허영 속에 살거나, 앞날의 일을 잊어버리고 산다.  향기롭다 하여 마구 독버섯을 먹는 것과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전 이제 정말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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