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슬픔고백2(수마가 남긴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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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2-09-03 ㅣ No.3866

 

수마가 남긴 상흔이 얼마나 큰지 아시나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요?

기상관측대가 생긴이래 처음이라는 엄청난 폭우!

내 어린 시절 1959년 추석날 아침에 닥친 그 유명한 "사라호 태풍"보다도

더 큰 상흔을 내 고향땅에 남긴 제15호 태풍 `루사(RUSA)’가 밉기 이를데 없습니다.

가까이는 강릉시 노암동 소재 시영주택의 내 처가집도 완전히 물속에 잠겨서 아무것도 건질것이 없다는 장모님의 울먹이는 말씀이 지금도 가슴 쓰립니다.

수마가 핥퀴고간 현장에서 병환의 노모를 모시고 있는 고향의 누님과 매형에게 저는 별 면목이 없습니다.

추석대목을 보자고 며칠전 서울에 올라와 그 많은 물건을 車에 실으며 즐거워하던 큰 처남의 얼굴이 지금 많이도 "망연자실" 일그러졌을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돕니다.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단전 단수된 그곳에 오히려 지금은 민폐만 끼칠 것인지라 우리 가족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물한방울을 아끼려고 온가족이 세수는 고사하고 화장실 사용도 참는다는데...

수많은 어린시절의 내친구와 이웃들이 피해를 입으셨을 것을 생각하니 그저 고통스런 맘 억눌길 없습니다.

이제사 전화가 통하게 되고, 조금씩 조금씩 체념하면서 위안을 얻으시려 앨쓰시는 고향분들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오늘 효창운동장에서는 "57회 전국고교축구대회의 4강전이 개최되지요."

우리 고향땅 대관령 아래에 있는 모교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저는 회사를 땡땡이 까고라도 참가하여 목구멍에 피가 나도록 소리지르며 응원하겠습니다.

그 절규가 힘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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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독수리 5형제와 약속했던 등산대회도 가능하면 빠질 것 같사옵니다.

옥배 형, 경우 엉아 그리고 승국 오빠 수산나 언니 정말 미안해유~

그럴냥이면, 고향에 달려가 복구사업에 구슬땀이라도 흘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 어떤 아름다운 문구의 위로의 말도 도움이 안될것 같은데...

헌옷보따리라도 들고 고향의 수해를 당한 이웃에게 전해야 할 것 같사옵니다.

혹! 옷 않입는 것 좀 깨끗한것, 있으면 제게 연락주시겠나요?(011-774-1895)

좀 뭐하시면 성당에 갖다 놓으시면 제가 말씀드리고 좀 갖고가도 될까요?

아마도 옷가지가 우선은 제일 필요할 것 같군요.

저는 내일쯤 1차로 현지확인겸 고향으로 달려갈 생각입니다.

..................................

당장 달려가지 못하는 못난 놈 널리 해량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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