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옛날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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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옥 [youngok50] 쪽지 캡슐

2001-08-16 ㅣ No.7914

며칠 전에는 봉숭아 물을 들였다.

엄지 발톱 2개와 손가락 양쪽에 2개씩을

들였다. 아주 예쁘게 들여졌다.

 

주위에 몇분이 이런 말을 한다.

어떻게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느냐구요,

무슨 말일까??

잠시 생각을 해 보니 이해가 간다.

 

아주 어릴적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 시절에 봉숭아 물을 들일려면

아주까리잎을 따서 손톱을 싸고 칡덩쿨을 말려

가늘게 해서 싸매곤 했지요.

 

마당에 멍석을 깔아 놓고 쌀이 듬성듬성 들은

보리밥으로 저녁을 먹기도 하고 가끔씩은 근처의

바닷가에서 갓 잡아 온 싸락맛(경기도 화성군의

사투리인지??)을 넣어 집에서 심어 수확한

밀은 방앗간에서 곱게 가루를 내어 반죽해서

칼국수를 끓인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칼국수를

큰 자배기 (넙적한 항아리)에

담아 마당으로 내어 온다.

우리는 9남매의 대가족이어서 서로 많이 먹을려고

큰그릇 앞에 옹기 종기 모여 앉는다.

마치 흥부네 집처럼...

 

한쪽에선 모기를 쫒느라 말려 놓은 쑥을 태우고

그 연기에 매워서 눈물도 흘리면서도 좋아라 한다.

풀 숲에선 여치가 울어 대고 그걸 잡으려다 손을

물려서 비명을 지른 적도 있고,,

 

밥상을 치우고 나면 방학이라고 도시에서 온 친척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신나게 놀기도 했지요.

놀다가 지치면 멍석에 누워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며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그 담은 생각이??)

낮에 나온 반달은,,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등등

귀신이야기를 하며 무서워 벌벌 떨며

엄마품으로 달려 갔던 생각이 나네요.

 

님들도 이런 아련한 추억들이 있는지요.

가끔은, 아니 아주 가끔은 이런 상념에 젖어 보며

옛날을 회상해 보곤 한답니다.

이런 추억들이 잠재해 있기에 우리의 영혼이 살찌워지는가

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세요.  ..  

 

   어느 싸이트에 이 내용을 올렸어요.(45세이상만 가입할수 있는)

   나이들은 분들이어서 그런지 많은 공감을 하시네요,

   가톨릭다이제스트 편집부에 계신 분이 연락이 왔네요.

   좀 다듬어서 "주머니속의 행복"이란 코너에 싣는다구요.

   뜻밖의 일이었어요.  졸필이지만 여러분들에게 그 옛날의

   향수를 자아 낼수 있다면 좋을것 같아 연락을 했네요.

   우리 게시판에 들어 오시는 분들은 공감은 안 가시겠지만    

  "이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면서 함 읽어 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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