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오늘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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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won3d] 쪽지 캡슐

2000-12-26 ㅣ No.3253

어제 우리는 예수님의 성탄을 지냈습니다. 주님의 성탄 축일 다음 날인 오늘 교회는 예수님의 첫 순교자 축일을 경축합니다. 이 첫 순교자의 이름은 스테파노입니다. 스테파노는 초대교회의 일곱부제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스테파노 부제가 순교하게 된 것은 초대교회가 그 당시 유다교와 심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스테파노 부제가 순교 당하는 그 모습입니다. 스테파노가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믿음을 고백하자 사람들은 스테파노를 밖으로 끌어내어 돌로 치기 시작합니다. 유다인의 사형방법입니다. 이런 수모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스테파노는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이 기도를 바치고 난 다음 스테파노는 무릎을 끓고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는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나서 스테파노는 숨을 거둡니다. 스테파노의 이 모습은 주님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실 때에도 같은 말로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 제 영혼을 당신의 손에 맡깁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신앙의 원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앙이란 근본적으로 예수님을 닮고 예수님과 일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리하여 참된 신앙인은 자기가 사는 시대와 장소에서 또 하나의 예수님이 되는 것입니다. 스테파노는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었고 그래서 예수님의 모습으로 살고 죽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습이란 사랑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이 사랑을 받게 되고 이 사랑을 나누어 주게 됩니다. 이것이 믿음을 가진 사람의 모습입니다.

  스테파노는 죽는 순간까지 자기를 돌로 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그들을 용서해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힘입니다. 이것이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마태 5장에서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하신 말씀을 글자 그대로 실천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주위를 둘러봅시다. 나를 돌로 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돌로 끊임없이 치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뒤에서 나를 비웃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갈수록 나를 은근히 힘들게 하는 배우자도 있을 것입니다. 자녀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시어머니가, 혹은 며느리가 나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손해를 주고 정신적으로 나를 피곤하게 하는 친구와 친척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까?

  그들을 축복해 줍시다. 우리는 남을 축복해 주기 위하여 믿음의 은총을 받지 않았습니까? 악을 선으로 이기기 위하여 우리는 불리움을 받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너무나 힘들고 때로는 불가능하게 보이십니까? 사랑하고 용서하고 싶지만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다고 느끼십니까? 바로 이때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봅시다. 그분에게 솔직히 말씀드리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청합시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마음과 사랑으로 우리 가정과 이 세상을 정복합시다. 이것이 오늘 스테파노 축일의 메시지일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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