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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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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0-12-05 ㅣ No.5641

어떤 기도 / 이해인

 

 

 

주님, 저는 늘

 

제 귀를 기쁘게 하는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하지만

 

일부러라도 귀를 아프게 하는

 

책망과 훈계와 충고의 말을

 

깊이 새겨듣고, 즐겨 청할 수 있는

 

성숙한 지혜를 키워가게 하소서.

 

꿀맛처럼 달디달지만 유혹이 되는

 

칭찬과 찬미의 말은 두려워하고

 

씀바귀 맛처럼 씁쓸하지만 약이 되는

 

어떤 충고나 비난의 말을

 

오히려 즐겨 들을 수 있게 하소서.

 

조금쯤 억울하게 느껴지는 말들이라도

 

변명하지 않고 받아 안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을 넓혀가게 하소서.

 

남으로부터 부당한 판단을 받았다고

 

몹시 화를 내기 전에

 

제가 남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말했거나 속단했던 부분을

 

먼저 마음 아파하고 반성할 수 있는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어떤 모임에서건 누가 먼저

 

저의 좋은 점을 이야기해 주면

 

조심스럽게 공손하게 듣기만 할 뿐

 

수다스럽게 부풀려서 맞장구치는

 

뻔뻔스러움을 피하게 해주소서.

 

이웃에게 제 자신을 알리려 할 땐

 

장점과 성공은 가능한 한 숨겨두고

 

약점과 실수를 먼저 자랑할 수 있는

 

어리석음의 용기를 주소서,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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