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 아담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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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mariaksy] 쪽지 캡슐

2003-01-29 ㅣ No.4394







사서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아직 사지않은
' 아담을 기다리며'란 책중 일부를 옮겨왔습니다.

마사벡은 미국의 칼럼니스트인데

하버드대학 대학원에 다니던중 둘째아이 아담을 출산하는데
아담은 다운증후군의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였습니다.

최고의 지적 엘리트로서 능률과 성공, 경쟁과 속도에 누구보다도 앞서있던
부부앞에 나타난 아담의 존재는

삶을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주는,
조금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아름다운 여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 안 읽었는데 소개는 잘하죠^^*

그중에서 일부가 다른데 올라있기에 옮겨봅니다.

우리가 모두 아담의 부모는 아니지만
우리 삶에서 이해하기 힘든, 받아들이기 힘든
그렇지만 아름다운 여정으로 인도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올 수 있으니까요.^^*



- '아담을 기다리며'의 마지막 부분 -


/ 마사 벡


문제는 아담과 사랑에 빠지지 않은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세상이 거부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것은 우리를 너무나 상처받기 쉽게 만든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평생
겪을 무시, 편견, 고통으로 우리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른 새벽 시간에 내 조그만 아기를 흔들어 주고 젖을 먹이고 노래를
불러주면서 나는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윌 로저스는 걱정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걱정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건 재미있는 말이고 그 사람의 삶이 그랬다니 기쁘다.
그러나 내 경우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아담에 관련된 부분은 내가 걱정했던 거의 모든 일,
아담의 어머니로서 나에게 닥칠거라 걱정한 모든 어려움이 실제로 일어났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중략)

아담이 태어난 후
내가 오렌지색의 내 조그만 아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모든 두려움은 결국
그 아이가 나의 '강하고 완벽한 위대한 마사'라는
겉모습을 부수어버릴 거라는 공포심으로 집약되는 것이었다.

사실 사람들이 아담에게 붙일 수 있는 수식어들
- 멍청한, 보기 흉한,이상한, 둔한, 느린, 무능한
-은 어느 시점에 나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나는 이런 재앙으로부터 달아나는데 평생을 보냈지만,
그것은 내가 아담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 나를 따라잡았다.


이런 면에서 내 가장 큰 두려움은 지나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는 더 큰 비밀, 나 자신에게까지
감추고 있던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점진적으로 고통스럽게 지진아의 느리고 작은 발걸음으로
나는 그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학교에서 그 여러해를 보낸 다음에 맞은 나의 두번째의 교육이었다.
여기에서 나는 무엇이 소중한 것이고
무엇이 쓰레기인지에 대해 하버드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을
모두 버려야 했다.
내가 몹시 귀중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모조 장신구처럼 값싼 것들이며
내가 하찮은 것으로 치부한 것들이 직접적으로
내 영혼에 자양분을 주는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었다는 것을 나는 발견했다.

이제 나는 우리 '정상적'인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의 보물들을 내다버리고
쓰레기들을 소중히 지니느라 인생을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똑똑한 체, 모든 것을 다 아는 체, 흔들림이 없고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듯이 보이려고 애쓰며 요란을 떨며 돌아다닌다.

그런데, 실은 겁먹고 어리둥절해있다.
아이러니는 우리가 사랑을 받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원하는 만큼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을 보면
겁에 질린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촌스러운 조그만
장신구들을 움켜쥐고 조금이라도 옳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될까봐 조바심하며
우리의 감정을 절대 내보이지 않고
장갑낀 손으로가 아니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지낸다.

그러나 공공연히 우울에 빠지고
거식증에 걸리고
스캔들을 일으키고 버림받은 다이애너 공주를
사람들이 정말로 좋아한다는 사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아담과 살고 아담을 사랑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담은 나에게 사물 자체를 보고
무자비하고 흔히 무감각한 세상이 그것에
갖다붙인 가치를 보지 말라고 가르쳤다.

아담의 엄마로서 나는 그가 흉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해서
덜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우둔하게 보인다 해서 덜 지혜로운 것이 아니며,
가치없게 보인다고 해서 덜 소중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당신도 마찬가지다.

우리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내가 과거에 받은 교육을 다 털어버릴 만큼
내게 새로운 교육이 많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이 그림자 세계의 어리석음과 근시안과 편협함 때문에
아직도 때때로 내 마음은 아프다.

아담이 태어난 사흘째에 남은 일을 마치기 위해
아이를 품에 안고 학교에 갔을 때
누구 한사람도 아이가 태어난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

사람들은 아이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나하고 말을 해야 했던 사람들은 시선을 내 얼굴에 고정시키고 있었다.

조금 아래에 있는 아담을 바라보면 피할 수 없는 심연으로
굴러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내가 두려워한 그대로 아담과 나는 조롱과 비난과 배척을
받았고 그때마다 나는 고통스러워했다.

사람들이 아담을 보고 그들의 눈앞에 있는 아름다움 대신에
그들의 인식 속에 있는 기형만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점점 더 나는 이 고통을 내 아들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도 맹목인 그 사람들 때문에 느낀다.

내가 아담에게서 배운 교훈은 내가 평생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 느낀 것보다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천배는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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