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브리즈번 배낭여행기 두번째

인쇄

황선권 [skh73] 쪽지 캡슐

2000-06-22 ㅣ No.1663

숙소에 돌아와서 같은방을 쓰는 영국놈들하고 몇마디 해볼려고 말을 붙여보는데, 그놈의 영어때문에 자꾸 끊기더라구요. 진짜 몇마디만 하고 그냥 잘려구 했죠. 나가도 모조리 문닫았고, 밤이라 갈데도 없고해서 그냥 잘려고 했죠. 근데, 침대에 얇은 씨트 한장만 딸랑 있는것이 아닙니까. 원래 그런줄 알고 배낭베고, 씨트 덮고 누웠죠. 그래도 겨울인데 춥더라구요. 옆에 영국놈한테, 너 베게, 이불 어디서 났냐? 물어보니 reception에서 받아왔다고 하더군요. 가서 베게, 이불달라고 하니까. 이놈이 내 훌륭한(?)발음을 못알아 듣고는 "파든","파든"만 하더군요. 마침 아까 같은방 그놈이 지나가는길에 받아 주더라구요. 다행이지요.

 

그놈을 짊어지고 올라가는데, 왠 예쁘장한 동양계 여자분이? 지나가는것이 아녀요? 근데 날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더라구요. 지네나라 사람인가 하고,,,, 저도 심상치 않게 보았죠. 반가운 한국사람인가. 여기와서 드디어 여자친구를 사귀는구나 하고 쾌재를 부르는데, 일본인이더라구요. 심히 실망되었지만 역시 어순이 같은 일본인들이라서 그런지 나의 콩글리쉬가 말이 아주 잘 통하더라구요. 한참을 얘기하다가 자기방에 한국사람(Korean girl)이 있다나요? 아이고 조아라. 보자고 했지요. 근데,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아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쨌든 일본애들을 잘 만나면 아주 좋아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지요. 거기서 밥해먹는방법, 슈퍼이용방법, 교통수단 이용법등, 또 시드니에서 온 애들이라서, 앞으로 여행지정보도 많이 얻었지요.

더더욱 좋은것은 그중 한사람이 브리즈번에 있는동안은 저랑 일정이 거의 같더라구요.

정말 운도 좋지요. 아니 하느님이 특별히 기특하게 절 봐주셨나봐요. 훌륭한 관광 가이드를 하나 얻게 된 셈이죠. 아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국에서 아직 개봉이 안됐던 "미션 임파서블 2"를 미리 보게 되었지요. 게다가 보통 10불에서 12불하는 영화관이 그날따라 "무비데이"라나요? 7불주고 영화봤지요. 우리나라돈으로는 약 4,500원정도로 우리나라보다 더 싸게 본 거죠. 매주 화요일이 무비데이라서 할인혜택을 주거든요. 영화보고 골드코스트에 가서 그곳에 가장 유명하다는 테마파크 "무비월드"에 놀러갔죠. 영화세트장에서 실제 특수효과를 느낄수 있는 곳이지요. 워너 브라더스에서 하는건데, 그곳사람들도 이곳이 제일이라고 평가하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 애버랜드 등이 규모나 재미면에서 더욱 좋긴 하지만요.

 

여기서도 백패커스에 머물렀는데, 이곳은 더욱 싼곳이더군요. 4인실에 15불 하면서 시설은 더욱 좋았으니까요. 방안에 TV,냉장고, 욕실 등이 다 있더군요.

정말 백패커스, 좋습니다. 애써 유스호스텔 가지 말아요.

 

수요일 저녁, 원래 저는 브리즈번에서 시드니 구간도 항공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16시간걸리는 버스를 타보는것도 좋을듯 해서, 과감히 항공권을 포기했지요.

그레이 하운드 버스라고, 티켓은 꼭 항공권 같이 생겼고, 시스템도 비행기 타듯이, 체크인 하고, 짐 맡기고, 30분전에 터미널에 기다리고 있어야 하더군요. 예약은 필수구요.

 

저녁 7:30에 출발해서 시드니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10:30, 버스안에서 세수하고 이닦고, 하긴 처음이더군요. 또 새로운 도시에 간다는 설레임과, 불안감에 잠을 설치고 새벽에 깼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또 한국사람이더라구요. 그렇게 만나기도 힘든데, 재수도 정말 좋지요. 그사람도 3개월가량 시드니에 살던 사람이라서, 미리 예약해놓은 유스호스텔을 아주 쉽게 찾아주더군요. 워낙 숙소도 터미널하고 가까웠고...걸어서 2분거리...

Sydney central YHA 라고 그 도시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더군요. 정말 시설은 좋은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친절도가 좀 떨어지더군요. 값도 28불로 무지 비싸고, 애고 , 아까워... 4인실에서 머물렀는데, 같이 있는놈들은 꼭 호모들 같더라구요. 둘이 꼭 붙어다니는 꼴이...별로 좋은놈들은 아닌거 같고 그래서 몇마디 하지 않고 지냈죠. 영어 못하는 나를 약간 귀찮아 하면서, 무시하는듯 하더라구요. 브리즈번에서 전혀 못느꼈던 느낌이지요. 역시 이도시는 대도시라 다르구나 생각되더라구요.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한번 더 올려야 겠군요.



2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