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중고등부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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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현 [cjhpeter] 쪽지 캡슐

2000-06-02 ㅣ No.3226

   내 마음입니다.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 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소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 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을,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었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는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 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 서기 위해 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돌려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이정하님의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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