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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부님의 명상록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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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용 [choayong] 쪽지 캡슐

2002-05-13 ㅣ No.2159

고난의 십자가

 

영광의 십자가

 

거꾸로된 십자가  

 

어느 신부님의 명상록

 

 

 

부 르 심   

                                        황창희(알베르또) 신부

 

 

 

마치 여인이 잉태하듯  

 

젊은 청년들은 교회의 못자리에 잉태되었다.

 

마치 여인이 길고 긴 열달을 기다린 듯

 

젊은 청년들은 길고 긴 십년을 기다린다.

 

 

 

어미의 뱃속에서,

 

교회의 자리에서,

 

이제 세상 구경을 좀 하겠노라고

 

목을 지긋이 빼어내는 폼이

 

하도 신비하고 아름다워

 

나는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찌 그 고통을 말로 다하리.

 

강보에 싸여 울어대는 저 어린 생명과

 

당신의 제단 앞에 엎드려 흐느끼는 저 큰 놈이

 

무엇이 다른단 말인가!

 

 

 

사제여!

 

비록 다 자란 성인일지라도

 

바보스럽게 미친 놈처럼 살길 빈다.

 

죄를 네 멋대로 해석하고

 

자위하며 사는 비겁한 놈이 되지는 말라.

 

 

 

인간적인 것이 신적인 것과 다르다고,

 

누가 더 신을 사랑한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우리 모두는 하찮은 미물

 

그래서 불쌍한 죄인

 

너 지금 순수한 마음을 지녀

 

어린이같이 그리고 바보같이 살지니

 

그렇지 못하려거든

 

최소한 자기를 속이지는 말길 빈다.

 

그것은 너와 너의 이웃들을 모독하는 행위임을 잊지 말라.

 

 

 

십년의 세월,

 

충분히 부서지고 낮추어져

 

네가 아무것도 아닌 놈임을

 

가장 별볼일 없는 놈이기에 걸려 넘어졌음을 명심하라.

 

 

 

사랑을 운운하며 남을 기만하려 하지도 말것이며

 

순수를 자칭하며 남을 꾀어들려 하지도 말라

 

 

 

이 時는 로마로 유학떠나신 황신부님(가좌동 前보좌신부님)께서

 

사제가 되기 전에 써놓았던 時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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