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일을 잘하고 싶다면 '일 아닌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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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7-15 ㅣ No.5118

 

일을 잘하고 싶다면 ’일 아닌 것’들을 먼저 보살피라

 

꽃 한 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 한 송이조차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꽃 안에는 우선 햇빛이 있다. 햇빛을 없애버리면 꽃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햇빛은 꽃의 전부는 아니지만 꽃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것을 ’꽃이 나닌 요소’라고 하자. 계속 꽃을 바라보면 구름도 보인다. 구름은 ’꽃이 아닌 요소’이지만 구름이 없다면 꽃은 존재할 수 없다. 꽃으로부터 구름을 가져가 버리면 꽃은 시들어버릴 것이다. 땅과 무기물 또한 ’꽃이 아닌 것’들이다. 꽃 한 송이에는 이렇게 ’꽃이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꽃이 아닌 것’들을 돌보는 것은 곧 꽃을 돌보는 것과 같다.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일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일이 아닌 것’들을 보살펴야 한다. 웃음, 숨쉬기, 휴식, 모두의 행복 같은 것들은 ’일이 아닌 요소’들이지만 일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때문에 이런 ’일이 아닌 것’들을 돌보는 일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하지 않는 날에 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일하지 않는 날은 일에 반대되는 날이 아니다. 이날은 오히려 일을 위한 날이다. 걱정과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을 맘껏 누려라. 이날 하루만은 걷기와 숨쉬기 등에 전념하며 필요한 에너지와 치유의 힘을 얻어라. 어려움과 고통을 끌어안고서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이에게 이날은 깨어있는 마음의 날, 즉 안식일이 될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날을 ’포살의 날’이라고 한다. 플럼빌리지에서는 포살의 날에 다섯 가지 깨어있는 마음의 수행 내용을 염송하고 함께 어울려 지내며 서로가 거기 있음을 즐긴다. 붓다의 시절에 평신도들은 한 달에 네 번 포살의 날을 기렸다.

가르침과 수행은 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 이것은 <화엄경>의 가르침이다.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존재하기 위해서 다른 것에 의존한다. 일과 휴식, 가족과 직장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어떤 한 가지에만 집중하거나 다른 하나를 소홀히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고통의 변화와 치유, 기쁨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가족에게 신뢰와 자유,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일터에 있는 사람들과도 진심을 나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일과 기업,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 아닌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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