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동성당 게시판
푸쟈--- 푸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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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 십자수를 놓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속에서도 열심히 손놀림하는 사람들.
아름답고 정성이 담긴 십자수는
그네들의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선물이겠죠.
그네들을 보면서 어릴 적 읽은 동화가 떠올랐습니다.
<...백조 왕자들의 마법을 풀기 위해
필사적으로 옷들을 떴던 공주....>
또 종이장미 접기가 유행했을 때,
꽃방에 100송이를 예쁘게 접어 포장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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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시나요?
제가 말하는’사람들’속에 남자도 물론 포함된다는 것을.
전 반쪽이 운동가입니다.
치사하게 먹는 것에서 입는 것까지
남녀 차별을 둔 어머니에게 은연 중에 세뇌당해서인지
남녀 차별 타파를 부르짖으면서도 실전에는.....
# 그래서 애인 주려고 종이 장미 접은 남자가 오면
속으론, ’쪼존한 놈, 할 일이 그렇게 없냐? 돈 주고 사라 사!’
겉으론, "와, 정성이 대단하네요, 애인이 진짜 좋아하겠다."
# # 며칠 전, 한적한 지하철 안.
앞 쪽에 앉은 덩치 큰 남자를 유심히 보게 됐죠.
아니!
쬐맨한 핸드폰 줄 십자수를 열심히 놓고 있는 게 아닙니까?
속으론, -혀를 끌끌차며. -’니네 엄마도 아시냐?’
겉으론, 신선한 모습을 본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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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부엌 근처에만 가도 ..떨어진다고 질색했던
이 땅의 대다수 어머니들.
이젠 변해야겠지요.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말로 성을 구분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같은 인간으로 인간다워야 합니다.
<...사랑하는 누이의 마법을 풀기 위해 백조 왕자도
옷을 뜬다...>는 동화에도 익숙해져야겠죠.
물론 반쪽이인 저도 변해야 합니다.
남편은 설겆이를 해도 되는데( 불확실한 미래 추측형 )
장가간 남동생이 막상 설겆이 했다는 말엔
민감해지는 요 야리꾸리한 맘뽀부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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